전공 장벽 허물어 융합 인재 키운다

융합기초학부 신설 추진

물리학·유기화학·수학 모델링 등
전공 없이 기초과학 중심 교육
경영학 과목·AI 프로그래밍 포함
기업·연구소 인턴십 땐 학점 인정


일부선 수강 부담만 커질 것
KAIST 시범 도입 후 운영 결정

김종득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5일 대전 유성 KAIST 캠퍼스에서 기자와 만나 ’급격한 기술의 융합으로 전통적인 화학공학의 경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에서 추출하던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유전자를 변형한 세포에서 얻는 시대가 열리면서 화학공학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쉘과 엑슨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전통적인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은 화학공학 분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거의 모든 이공계 학문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당장 학부를 신설하기보다는 융합커리큘럼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면서 시간을 두고 지원자에 한해 학부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대학 교육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장(한양대 석학교수)은 ’전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배출하려면 기본 지식과 전공지식, 실험실습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현재 공대 교육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득 교수는 ’최근 옥시 사태와 탈원전 문제에서 보듯 공학은 다양한 문제를 마주하게 됐다’며 ’공학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려면 기술의 사회 경제적 영향을 가르치는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