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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홍 교수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김성홍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이메일:shkim at uos.ac.kr
      장소:서울시립대 건설공학관 5층 3510호
      949 1 2

    오늘 인터뷰에서 만나볼 교수님은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예술 감독이신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김성홍 교수님이십니다. 한국 근현대 건축에 내재하는 집합적 건축도시의 모폴로지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건축의 공공성을 모색하는 연구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그럼 교수님을 직접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최근 연구 활동에 대해 궁금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학생들 가르치는 게 제일 중요하죠. 학생들하고 공부하는 게 대부분이고요. 나머지 시간은 서울에 관해 연구하고 그와 관련된 글을 쓰고, 책을 준비하고, 그게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시간 나는 틈에 서울시의 각종 건축 도시 관련 회의에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2. 베니스 비엔날렌 건축전은 전 세계 건축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교수님께서 2016년 한국관 예술 감독을 맡으셨는데요. 용적률 게임이란 전시로 사회 이목을 집중시키셨습니다. 용적률 게임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전 세계에 수백 개가 비엔날레가 있어요.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십여 개가 있을 거예요. 이중에서도 베니스 비엔날레가 가장 오래됐기 때문에 가장 명성이 있죠.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일종의 예술 행사를 말하는데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예술 활동의 경향,  전망, 혹은 이슈 이런 것들을 모은 플랫폼 전시가 비엔날레라 할 수 있어요. 베니스 비엔날레는 짝수 해에는 건축, 홀수 해에는 미술, 매년 영화제가 열려요. 제가 2016년에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았었는데요. 비엔날레가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냐면 그 해의 총감독이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따라 각 국가관은 그 주제에 맞게 전시를 하는 방식이거든요.



     

     

     


    2016년에 총감독은 칠레의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 였어요. 그가 내건 주제가 [Reporting from the Front, 전선에서 알리다] 즉 “당신 나라에, 혹은 당신이 일하고 있는 곳의 건축의 전선은 무엇이냐? 그걸 우리한테 알려 달라. 그리고 같이 공유하자.” 이게 바로 아라베나 감독의 주제거든요. 그 주제를 받고 한국 건축과 도시에서 전선이 무엇인가에서 생각했을 때 저는 용적률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용적률 게임에는 모든 게임처럼 일종의 어떤 규칙이 있고 선수들이 있습니다. 한 뼘이라도 공간을 더 많이 만들고자 하는 소비자들, 또 그것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건축가, 도시계획가, 시공자, 건설사, 개발자, 이런 사람들이 서로 게임을 하는데, 그 두 축의 사람들의 욕망을 제어하지 않으면 도시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게 되죠. 정부가 법과 제도를 가지고 그것을 제어하지요. 이 삼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 용적률 게임이에요.

    저는 한국건축의 밑바닥에는 용적률 게임이 흐르고 있고, 이게 바로 우리나라의 전선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전 세계 건축 도시를 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더 나아가 국내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건축을 만드는 이면에 아주 치밀한, 치열한 경제 논리와 게임들이 숨어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전시로 만든 것이 용적률 게임입니다.


    3. 용적률에 대한 교수님이 공간과 건축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개념이라고 표현을 해주셨잖아요. 그렇다면 조금 더 나은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용적률이라는 단어가 쉬운 단어는 아니에요. 아주 전문적인 용어잖아요. 도시계획 혹은 부동산 건축하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일종의 산식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용적률을 검색해보면 한 10만 건 정도 기사가 떠요.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거죠. 자기의 재산증식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거죠. 결국은 어떤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그것에 의해 어떤 사람들이 이익을 보겠죠. 도시라고 하는 것은 누군가 이익을 보게 되면 누군가는 또 손해를 보게 되는 곳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용적률 게임이 단순히 어떤 개인 욕망의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공적 이익을 갖다 주는, 혹은 좀 더 풍부한 도시공간을 만들 방법이 무엇인가’라고 질문으로 던졌던 거죠. 그리고 그 해법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건축가들의 방법도 다르고, 위치에 따라서 다르고, 장소에 따라 다르니까. 그러니까 해법을 제시한다는 것은 제 역할은 아닌 것 같고요. 저는 학자 연구자로서 문제를 제기하는 거죠. 이러한 욕망의 게임을 ‘우리가 좀 더 좋은 도시와 건축을 만드는 하나의 기제로 삼자’라고 하는 게 제 바람이고 발언이죠.







    4. 용적률 게임전시 작품 중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더라고요. 정확히 어떤 걸 의미하는지 궁금한데요.

    일반적으로 건물의 연면적이라는게 있어요. 바닥 면적의 합으로 건축물대장에 기록이 돼요. 1층 몇 m2 , 2층 몇 m2 이렇게 돼 있어요. 근데 실제 지어져서 우리가 사는 집은 그 공식적 기록하고 달라요. 예를 들면 발코니가 있는데 거기를 확장해서 온돌을 깔고 살잖아요. 불법으로 진행했죠. 그러다 보니 2005년 그걸 정부가 합법화했습니다.  워낙 전반적으로 발코니 확장을 했으니깐. 그런 발코니 확장처럼 실제 건축물의 공식 기록에는 없지만, 지어진 건물에 있는 부분들을 다 빨갛게 표현한 거예요.



     

     




    4-1. 숨어있는 공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숨어있다기보다는 용적률 게임을 통해서 얻어낸 일종의 잉여의 공간, 잉여의 바닥 면적이 빨간색이에요. 실제로 그 부분들이 과거에는 주로 불법이 많았죠. 우리가 용적률 게임 전시에서 보여주었던 빨간 부분들은 불법은 아닙니다. 치밀한 건축설계의 전략과 전술에 따라서 만들어진 공간들입니다. 빨간 부분들은 단순히 개인의 내부 공간을 확장한 의미도 있지만, 건축과 도시 사이에서 더 풍성한 외피를 건축가들이 만들고 있는 거죠. 건축에서 그것을 인터페이스(Interface)라고 하는데요. 밖도 아니고 안도 아닌 그 사이의 공간들을 만들어냄으로 실내는 더욱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바깥에서 봤을 때도 마치 한옥의 처마와 처마 아래와 같은 전이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저는 용적률 게임으로 만들어낸 빨간색 부분의 긍정적인 역할을 생각해요. 더 나아가 더 큰 질문은 그 빨간색 부분들이 우리의 도시의 공적 공간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건축과 도시는 거기서 어떤 작은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제가 던지는 질문들이죠.


    5. 서울의 용적률 게임을 전시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우리 도시의 이면 도로에 들어가면 허름한 빌라 집들이 많잖아요. 다가구 다세대주택들 1970년대 80년대 지어서 2000년대 말까지 지었던 집들이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계속 부수고, 재개발 재건축으로 도시에서 점차 없어지는 건축물이죠.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별 가치도 두지 않고, 또 중산층도 돈을 벌어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다 피하고 싶은 곳이 그런 곳이잖아요. 학생들한테도 빌라 건물을 설계하라고 가르치고 그러지는 않거든요.




    그런 건물들을 예술가들의 눈을 통해 본 사진, 그림으로 우리 전시회에서 보여줬거든요. 유럽 관객들이 와서 이게 당신 나라의 “Vernacular Architecture 냐”고 이렇게 얘기해요. Vernacular Architecture 라고 하는 것은 토속 건축이라는 뜻이고, 그 나라의 가장 보편적인 건축을 말하는 건데요. 말하자면 베니스에 가면 3, 4층짜리 건물들이 도시 전역에 꽉 차 있잖아요. 혹은 파리에 가면 5, 6층짜리 건물들이 있죠. 이런 우아한 건물들이 유럽도시를 채우고 있잖아요. 관객들이 ‘우리의 다가구 다세대주택이 그런 건물이냐’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저는 깜짝 놀랐어요. 우리는 그것을 우리 도시의 배경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않았거든요.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이러지 않았어요. 그런 점에서 그냥 지워야 할 대상, 없어져야 할 대상,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요.

     

    우리가 보여준 좋은 사례는 36개 작품 속에 자세히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책이나 자료를 찾아보면 충분히 보겠지만. 저는 그것보다도 우리가 놓쳐버린 것에 대해 오히려 유럽 사람들이 읽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6. 외국인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어떠한가요?

    재밌는 것은 우리나라의 서울로 대표되는 도시가 가진 모습인데요. 서울의 모습을 보면, 600년의 역사라고 하지만 600년 된 건물이 남아 있는 것도 거의 없고, 거의 근대 혹은 현대 도시라고 할 수 있거든요. 테헤란로처럼 바깥에서 보면 고층 건물이 즐비한 길들이 많죠. 그런데 골목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3~4층 건물로 낮아지잖아요. 그리고 다른 풍경들이 벌어지죠. 밥집, 술집 그렇죠? 좀 더 들어가면 주택가가 있고, 겉살과 속살이 다른 아주 이질적인 풍경들이 펼쳐져요. 도시계획을 공부를 해보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게 되는데요. 그만큼 서울은 겉과 속이 다르고, 다양한 풍경들, 다양한 건축들이 충돌하는 곳인 거 같아요.

    정제되어서 겉과 속이 똑같은 도시가 있는 반면에 우리 도시는 다르다는 거죠. 이질적인 것들이 충돌하는 것이 많은 도시예요. 사실 새로운 문화, 혹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것은 그런 지점들에서 발생하거든요. 굉장히 이질적인 것들이 갑자기 충돌해서 거기서 무슨 해법을 찾아야 하는. 그런 것들을 읽어내고, 공감하게 해주려고 했던 부분에서 자신을 얻었다 할까요. 보여주고 싶지 않은 우리 도시의 속살의 풍경, 이질적인, 잘 정돈되지 않은 도시건축 모양들을 거기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을 사람들도 공감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용기를 얻었던 거 같아요.






    7. 건축학과에서 필독서로 많이 추천이 되고 있다고 해요. 책 이름이 ‘길모퉁이 건축’인데 어떤 책인지 잠시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책의 전반부는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수레로 다니다가, 자동차로 발달했을 때 도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운송의 수단, 보행의 수단에 따라 바뀐 건축과 도시의 모습을 다루는 게 전반부고요. 후반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우리 도시 건축의 특징을 다루는 책인데요.

     

    우리 도시의 가장 평균적인 건축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해봤어요. 우리가 건축이라고 하면 상징적이고, 문화를 대표하고, 손에 꼽는 이런 것들을 건축이라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건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허리가 두툼하고 튼튼해야 하죠. 오염된 물에서 좋은 꽃이 피지 않듯이 밑이 튼튼해야 한다는 말이죠. 우리 도시와 건축에서 그러한 중요하고 소수의 건물을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 게 이 책이에요.

    가장 중간적인 건축이 무엇인가? 라고 질문해본 거죠.

    첫째 규모입니다. 서울엔 건물이 한 64만 동이 있는데요. 이 건물들의 평균 땅은 몇 평, 건물은 몇 층,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용도는 무엇인지 데이터를 통해 따져보았죠. 그 결과 서울의 평균 필지 면적이 250m2, 평수로 치면 80평정도가 평균이고, 건물은 지상 4, 5층, 지하 1층 그리고 용도는 1층 가게, 2층 사무실, 위층에는 주거, 지하에는 주차장 혹은 지하실이 있죠. 이게 우리 도시건축의 평균치입니다. 산술적 평균치예요. 이것이 중간건축입니다.

    제 주장은 그 산술적 평균치의 건축이 좋아져야만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도 풍부해지고 우리가 생각하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1%의 건축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사람들하고 공유하고자 만든 책이 중간건축입니다.







    8. 책을 만드시면서 오랜 현장 탐사를 하셨다고 했는데요. 아쉬운 건축이나 기억이 남는 건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 책을 위해서 현장 탐사를 한 거는 아니고요. 사실 이 책을 오래전에 기획했어요. 10년, 15년 되었는데요. 다른 책을 먼저 쓰고 오히려 이 책을 나중에 썼어요. 그 동안 메모했던 것들, 그 전에 찍은 사진들, 이런 것을 벽에 다 쭉 붙여서 일종의 맵핑(mapping)을 하고 만든 책이 중간건축이었죠.

     

    기억에 남는 것은요. 어릴 때 갔던 곳 젊었을 때 갔을 때가 기억이 남습니다. 1989년 여름 유럽을 처음 갔어요.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게 언제인지 아세요? 1989년이에요. 1989년 전에는 특별한 허가 없이 외국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저는 유학을 하는 중 방학에 배낭을 메고 혼자 갔죠. 그때는 한국 관광객들이 배낭 메고 해외 여행을 하지 않았던 시대인데, 그때 걸어서 갔던 곳들이 기억에 남아요. 새벽 기차를 타고 내려서 한두 시간 걷고, 땀 흘리며 가서 본 건물들. 그 건물들이  내게는 좋은 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런 거 같아요. 그때 나의 감정, 나의 생각, 같이 갔던 사람, 심지어 그때의 온도, 냄새, 그때 먹었던 음식. 그런 게 기억과 판단을 만드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런 경험의 산물. 모든 사람마다 다 다르겠죠.

    같은 건물이라도 어떤 때에 가느냐에 따라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풍파에 희석되고 쇠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언가를 갖고 있는 건물들이 있죠. 그런 건물들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오랜 건축들, 전통건축 중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빛을 발하고, 은은한 맛이 나는 건물들이 있잖아요. 그런 건물들이 저는 좋은 건축이고, 또 그게 현대적 개념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관리가 잘 되고 기후적 조건에 따라서 잘 순응하는 건물들이 있잖아요. 그런 건물은 시간이 지나도 물리지 않습니다. 


    9. 교수님께서 중간건축이 도시건축의 미래 대안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중간건축의 의미와 대안의 이유에 대해서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도 궁금한데요.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서울의 건물이 총 64만 동 정도 돼요. 1970년대부터 우리는 아파트를 많이 지었지요. 새로운 땅에도 지었지만, 있던 단독주택을 허물고 계속 아파트를 지어 왔습니다. 지금 연면적 기준으로 보면 서울의 모든 건축유형 중 아파트가 제일 많아요. 그런데 가구 수로 보면, 여전히 비(非)아파트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살아요. 55% 가구가 비(非)아파트에서 살고, 45% 가구가 아파트에서 살거든요. 2008년에 금융위기가 없었더라면 아마 그게 역전됐을 거 같아요. 여러 가지 경제적 상황, 저성장, 가구의 변화, 인구의 감소 문제 때문에 더 이상 다 부수고, 새롭게 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거 같아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죠.

    지금 남아있는 중간 규모의 건축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지만 서울에서 고민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결국은 중산층과 중산층 아래의 계층 사람들의 주거이기에 그 건물을 부술 수가 없다면, 어떻게 재생할 것인가가 큰 화두죠. 그런 의미에서 중간 건축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고, 현상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가능성이기도 하다고 생각됩니다. 왜냐면 젊은 건축가들한테 기회를 주는 것이거든요. 작은 비즈니스, 소규모 경제에 활력을 주거든요. 동네의 작은 건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잖아요. 피자 한 판을 혼자 먹는 것보다 8명이 나누어서 먹을 수 있는 것처럼 개발의 단위를 줄이고, 건물의 크기를 줄이면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건축가의 일감 수도 늘어나고, 더 나아가 중간건축의 강점인 여러 기능이 섞인 Mixed Use가 유지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살아야 된다는 것이 사회학에서 말하는 건강한 도시의 기본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중간건축은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같이 살 수 있는,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건축입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 앞으로 건축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신다면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충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요. 빨리 사회에 나가서 몸으로 부딪히며 배웠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건축은 2000년대 초반부터 5년제로 바뀌었어요. 인증을 받는 건축학 프로그램이 모두 5년제입니다. 그렇다 보니 대학원과 5년제 학부 사이가 관계가 애매해지고, 대학원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도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축학 교육의 근본적인 취지는 건축사,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오래 머무는 것보다 졸업하고 빨리 나가서 밖에서 몸으로 배운 다음, 질문이 생기면, 그때 그 질문을 갖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연구하는 것이 저는 훨씬 더 건강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학은 공학(Engineering), 사회과학이나 혹은 자연과학분야처럼 연구실에서 실험을 해서 그 결과를 갖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분야가 아니거든요. 건축공학과도 다릅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문제를 책에서 찾지 말고 밖에서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예요.

    Here and Now. 여기에서 지금 문제를 찾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5년 정도 실무를 익힌 사람들이 대학원에 오는 것을 선호하고, 그 사람들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그들이 실무 했을 때 가진 질문에서 많이 배웁니다.

    역할이라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즐겁게, 행복하게 그리고 본질적인 문제를 파고들어 가면서 기본에 충실한 것을 한다면 우리 사회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건축도 마찬가지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기본이 튼튼해야만 꽃을 피우잖아요. 뭔가 당장의 성과를 내기보다는 기본을 다지는 그런 것들을 해야 되고, 특히 저처럼 대학의 연구자와 교육자들의 몫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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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댓글 2

    사용자 프로필 이미지
    |2018.12.17
    중간건축이 도시건축의 미래 대안이라는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가지게 되네요. 이전에 건축들이 대형 건설사들에 의해 예전의 건물을 다 밀어 버리고 새로 크게 지어버리는 건축이었다면, 중간건축은기존이 건물들을 재 활용해서 변화시키는 과정이라서 젊은 건축가들에게 많은 기회와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해지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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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17
    우리나라만의 건축 특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개성들을 더욱 키워서 한국만의 건물들 성격을 잘 살렸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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