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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한 보행 로봇 개발
김동현(Donghyun Kim)(Univ. of Massachusetts Amherst 조교수) / donghyunkim at cs.umass.edu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제 연구 분야는 치타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와 같이 보행 로봇을 제어하는 것으로 로봇을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리가 있는 로봇은 그 동역학적 특성을 잘 고려하여 제어를 하지 않으면 쉽게 넘어지거나 매우 느리게 걷게 되는데, 제 연구는 로봇의 동역학적 그리고 제어적 특성을 고려하여 시스템을 보다 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제가 해온 연구를 간략히 소개해 드리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박사 연구는 발목이나 넓은 발바닥에 의지하지 않고도 이족 보행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 이족 보행 로봇 대부분이 한쪽 다리로 균형을 유지하는 동안 다른 발이 걸음을 떼는 형태로 제어를 하였는데, 그 ‘한쪽 다리로 잡는 균형’이라는 것에 얽매이다 전체적인 동작이 정적이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타파해 보자는 의미에서 발목이 없는 이족 보행 로봇, Hume을 실험 시스템으로 선정하였고, 이 로봇을 넘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제 박사 연구의 목표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제어기 설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보행 알고리즘 개발 등을 포함한 6년간의 긴 여정이었는데요, 고생은 많이 했지만 그만큼 배운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Mercury walking video



Whole-body control이라고 하는 로봇 전체 동역학과 Operational space mapping을 이용한 제어기를 사용한 것이 다른 연구와 차별화되는 부분인데, 이 제어기를 완성하기 위해 로봇 모델링과 새로운 수식을 고안하는 것 외에도 액추에이터 제어에 관한 연구도 많이 하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수랭식 Series elastic actuator를 사용하는 로봇 제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2DoF Testbed using Liquid cooled viscoelastic actuators



액추에이터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전체 로봇의 제어기 역시 잘 설계하기가 어렵고, 그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액추에이터, 로봇 하드웨어, 그리고 제어로 이어지는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MIT의 Mini-Cheetah 로봇은 타 로봇과는 다른 형태의 액추에이터를 사용하였고, 그에 맞춰 변경된 제어기를 이용하여 소형 4족 보행 로봇의 최고 속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다른 그룹도 이와 유사한 혹은 더 빠른 속력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Mini-Cheetah high speed running



이곳 UMass Amherst에서는 제어기 성능 향상과 더불어 어떻게 물체와 지형을 빠르게 인식하고 이를 보행에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2. 2021년 5월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중제비(아크로바틱) 동작을 실행할 수 있는 전용 액추에이터, 다이나모미터, 다이나믹 동작 계획기, 착지 제어기 등을 개발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연구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모션 최적화와 최적 제어에 기반한 공중제비 동작을 하는 연구를 MIT의 김상배 교수님 연구팀과 진행하였습니다. 이전 연구와의 차이점은 실제 제작될 로봇의 성능을 최대한 고려하여 실제 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제어기를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실험적으로 새롭게 개발된 액츄에이터를 분석하여고 이 결과를 수식에 반영하여 동적 모션 최적화와 제어기를 설계하였습니다.

MIT Humanoid backflip simulation



제어기는 Mini-Cheetah 로봇의 백플립을 테스트했던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검증이되었는데, 백플립이 첫 번째 실험에서 한 번에 성공했던 것과 같이 큰 무리 없이 개발된 알고리즘이 실제 로봇에서도 구현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3. 현재 MIT와 네이버 랩스와 계속 협업을 진행하여, 치타, 헤르메스, 미니치타 등 많은 작업과 연구를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협업을 통한 연구과정과 추진 중인 연구과제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 현재 네이버 랩스에서 지원받은 미니 치타를 이용하여 동적 이동 능력 향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IT와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한창 박사 연구 중이라 자연스럽게 협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재의 협업은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기보다는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며 발생한 문제를 의논하거나 새로운 방법론을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4. KAIST,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MIT, 그리고 현재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연구경력을 쌓고 계신 거 같은데, 그동안 본인의 연구 경험과 경력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 같습니다.

- 먼저 서울대 박종우 교수님 연구실에서 로봇 연구의 이론적 배경과 소프트웨어 개발 스킬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Differential geometry 기반의 분석 및 모델링 방법론들에 대한 기초를 닦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UT Austin에서 처음으로 보행 로봇 실험을 하게 되었는데, 수많은 실험 실패들을 통해 그간 수식과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해왔던 실험을 실제 로봇에 구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봇 하드웨어를 다루는데 필요한 재반 지식과 경험, 그리고 하드웨어가 가지는 한계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들을 공부하면서 로봇 액추에이터의 중요성을 체득했던 시간이었습니다.

MIT에서는 어렴풋이 생각해왔던 로봇 하드웨어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액추에이터의 제어 대역폭, 반영 질량, 백래쉬 등이 전체 로봇 성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분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 없이는 고성능 로봇 시스템을 개발할 수 없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로봇 연구에 이론적, 실험적, 하드웨어 디자인적인 접근을 하는 연구실을 거쳐와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의 조교수로 DARoS(Dynamic and Autonomic Robotic Systems) 실험실을 운영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의 연구활동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희 연구실은 보행 로봇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롭게 사용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곳입니다. 특히 보행 로봇의 안정성과 민첩성에 관련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데 알고리즘 개발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뿐 아니라 로봇 디자인과 액추에이터 개발을 병행한 제어기 설계를 연구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자면 우선 20:1 이상의 고감속 기어비를 작은 공간에 구현할 수 있는 Cycloidal drive를 개발하고 있고 이를 이용한 이족 보행 로봇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Single LAyer Dual stage cycloidal drive



그와 함께 강화 학습을 통한 보행 성능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며 현재 발이 없는 이족 보행 로봇을 만들어 강화 학습을 통해 안정성을 어느 정도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의 연구가 눈을 감고 걷는 것과 같이 지형을 인식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보행 성능 개선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비전 정보를 활용하는 영역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빠른 인식을 위해서 Event camera라는 새로운 형태의 센서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 카메라는 밝기 변화만을 감지하고, frame rate이 1Mfps 이상으로 높습니다. 이렇게 높은 frame rate 덕분에 로봇이 점프를 하거나 뒤돌기를 하는 중에도 사물이 흐려지는 문제가 없고, 이를 이용하여 정확한 위치 및 지형 정보를 얻고 그에 기반해 민첩한 보행 제어를 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맹도견 로봇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중입니다. 인간 중심 개발 (Human-centered development)에 방점을 둔 프로젝트로, 실제 맹도견을 쓰시거나 훈련시키시는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도움이 될만한 기술적인 부분을 의논하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사람과 물리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등의 보행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제어기 개발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하고 있는 듯 보이나 사실 목적은 보행 로봇을 유용하게 쓰는 것이고, 가장 주요한 연구 주제도 보다 안정적이고 민첩한 제어기 설계 및 개발입니다. 하지만 ‘보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제어기를 잘 만드는 것으로 끝날 수 없는 문제이기에 빠른 지형 인식 및 위치 파악, 강화 학습과 최적화를 통한 모션 계획, 제어 이론 기반 로봇 디자인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6. 영향을 받은 연구자가 많으실 거 같습니다. 어떤 연구자 분들의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하룻밤을 꼬박 새워서 이야기해도 모자랄 정도로 좋은 영향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우선 제 박사 지도 교수님이신 Luis Sentis 교수님에게서 지금의 연구를 대하는 태도를 배웠던 것 같습니다.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존재하는 힘든 일이지만 그 와중에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떻게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의미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Sentis교수님에게서 배웠습니다.

박사후 연구과정 중 김상배 교수님과 했던 대화는 하나하나 다 기억해 두려고 지금도 자주 되뇌곤 합니다. 어떤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조언은 지금 연구실을 운영하는데 큰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수학적 사고와 이론적 분석의 기반을 마련해 주신 박종우 교수님도 꼭 언급하고 싶습니다. 로봇 실험을 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이론적 분석에 근간이 되는 Differential geometry에 기반한 방법론들은 제가 박종우 교수님의 학생으로 있던 2년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편리하게 사용하지 못하였을 것 같습니다.

외에도 제게 항상 좋은 조언과 자극을 주시는 KAIST 박해원 교수님, 디자인 관련한 질문에 항상 놀랄만한 지혜를 나눠 주시는 김용재 교수님, 제가 유학의 길에 오를 수 있게 도와주신 제 학부 지도 교수님이신 박수경 교수님, 그리고 연구실 동료들과 동료 교수님들 모두 제게 많은 영향 주신 고마운 분들입니다.


7. 연구 활동을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 답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푼다는 것이 가장 즐거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떤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제어기를 구현하고 실험을 하다 보면 현재 존재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때는 그런 문제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경우도 있고요. 그런 순간을 마주하게 되면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생기고 비슷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동지애 같은 것도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모르던 부분을 알게 되면 조금 낯간지러운 이야기지만 인류 지식의 경계가 확장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순간들이 연구하는 보람인 것 같습니다.


8. 이 분야로 진학(사업) 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 저는 로봇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우리가 사는 물리적인 세상에 직접적인 변화를 만든다는 것 같습니다.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사물에 비해 다루기 힘들고 고려해야 할 것도 많고 심지어 변화나 발전의 속도도 더디지만, 실제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달픈 만큼 보람이 큰 곳이니 많은 후배들이 실제 로봇을 만들고 실험하는 분야에 함께해 줬으면 합니다. 본인이 영화나 게임 속 화려한 액션보다 조금 투박하고 단조롭지만 실제 하는 로봇의 동작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면 이 분야가 원하는 인재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수학과 물리를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9.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 이렇게 연구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해온 연구보다 해야 할 연구가 훨씬 더 많은 연구자로서 덜 다듬어진 이야기를 부족한 글로 전해 드린 것 같아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앞으로 저희 연구실이 해나갈 연구에 관심 가져주시면,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동현 교수의 최근(대표) 논문들.

- Kim, D., Jorgensen, S. J., Lee, J., Ahn, J., Luo, J., & Sentis, L. (2020). Dynamic locomotion for passive-ankle biped robots and humanoids using whole-body locomotion control.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obotics Research, 39(8), 936-956.

- Kim, D., Ahn, J., Campbell, O., Paine, N., & Sentis, L. (2018). Investigations of a robotic test bed with viscoelastic liquid cooled actuators.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23(6), 2704-2714.

- Chignoli, M., Kim, D., Stanger-Jones, E., & Kim, S. (2021, July). The MIT humanoid robot: Design, motion planning, and control for acrobatic behaviors. In 2020 IEEE-RAS 20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oid Robots (Humanoids) (pp. 1-8). IEEE.

- Kim, D., Zhao, Y., Thomas, G., Fernandez, B. R., & Sentis, L. (2016). Stabilizing series-elastic point-foot bipeds using whole-body operational space control.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 32(6), 1362-1379.

- Kim, D., Di Carlo, J., Katz, B., Bledt, G., & Kim, S. (2019). Highly dynamic quadruped locomotion via whole-body impulse control and model predictive control. arXiv preprint arXiv:1909.06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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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8
민첩한 보행 로봇이라는 표현이 크게 와닿습니다. 앞으로의 연구가 더욱 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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