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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이동체를 위한 자율 항법 및 지도작성 기술
홍성훈(Seonghun Hong)(계명대학교 로봇공학과 조교수) / sh.hong at kmu.ac.kr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동로봇공학 분야와 센싱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최근 해양 환경에 존재하는 여러 응용 분야에서 이동체(vehicle)의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육상, 공중 등 타 환경에서의 이동체 기술 원리와 마찬가지로, 수중 이동체 및 수상 이동체(수상선)를 포함하는 해양 이동체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운용 효율과 임무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용 환경의 특성과 임무 특성에 맞는 자율성(autonomy)이 확보되어야 하는데요. 저는 로봇이나 이동체의 자율성을 구현하기 위한 여러 기술 요소 중, 가장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항법(navigation)과 지도 작성(mapping) 기술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항법은 보통 로봇이나 이동체의 현재 위치와 자세를 계산 또는 추정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는데, 때때로 항법이라는 용어는 실제적인 자율성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유도(guidance) 및 제어(control) 기술이 포함된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지도 작성 기술은 말 그대로 로봇이나 이동체가 운용되는 환경 지도를 구축하는 기술인데, 조금 더 원론적으로는 어떠한 공간상에 센서 계측 정보를 등록(registration) 하는 방법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학위과정 때부터 현재까지 해양 이동체에 대한 연구들을 수행 중이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연구들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학위과정 동안에는 주로 자율수중이동체(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에 관련된 연구들을 수행했습니다. 그 중 대표 격으로는 박사학위 논문 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중 선체 검사 자동화를 위한 AUV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과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 과제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실무 연구를 맡아 선체 검사를 위한 AUV 하드웨어 플랫폼 설계 및 제작, 자율 운용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 및 탑재, 실해역 환경에서의 검증 실험까지 수행함으로써 나름대로 로봇공학 응용 연구의 전주기적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해당 과제를 통해 개발된 선체 검사용 AUV 시스템의 외형과 수중 환경에서의 유도, 항법 및 제어(GNC: Guidance, Navigation, and Control) 알고리즘, 수중 광학 영상을 이용한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작성(SLAM: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알고리즘에 대한 실해역 실험 결과는 아래의 그림들과 같습니다.






계명대학교에 임용된 후에 운이 좋게도 해양 이동체와 관련된 여러 연구 과제들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AUV 관련 연구 과제 중 하나는 광역 해저면 지도 작성을 위한 항주형 AUV의 자율제어 알고리즘에 관한 것입니다. 과거에 수행했던 연구와 비교했을 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GNC 알고리즘을 적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원거리에 존재할 수 있는 수중 장애물을 전방주시소나(FLS: Forward-Looking Sonar) 영상을 이용해 탐지하고 이를 회피하는 알고리즘이 추가적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현재 알고리즘 차원에서는 시뮬레이션 환경과 모사 환경에서의 기초적인 테스트가 완료되었으며, 이는 앞으로 실시간 알고리즘의 형태로 AUV 플랫폼 시제품(prototype)에 탑재되어 실제적인 성능 확인 실험들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과거 제 학위과정 동안의 연구들 중 대표 격이 선체 검사용 AUV 시스템에 관한 연구였다면, 현재는 선체 청소용 AUV 시스템에 관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중 이동체(로봇)를 이용한 선체 청소 작업은 대부분 육상에서의 수동 조작에 의해 수행되어 왔는데, 본 연구에서는 GNC 알고리즘과 SLAM 알고리즘의 적용을 통해 선체 청소 작업을 최대한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상 이동체(수상선) 관련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율운항선박을 포함한 수상 이동체의 상황인식(situational awareness) 기술 관련 연구들은 대다수가 자선의 온보드(onboard) 센서 계측 정보를 융합하는 지역적 상황인식 방법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반면, 특정 영역에서 운항한 자선 및 주변 선박들의 항적 데이터 기반 상황인식 연구들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지 않은데요.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전역적 상황인식을 위해 실제 VTS(Vessel Traffic System) 센터에 누적 취합된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데이터를 이용하여 VTS 관제 영역 내에 운항한 선박들의 항적 및 운동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 형태로 구축하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축된 DB는 전역적 상황인식을 위해 독립적인 추론 알고리즘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지역적 상황인식 방법과의 통합 알고리즘 형태에서도 사용될 수 있겠습니다.



3. 수상이나 수중의 해양조건에서는 일반 육상이나 항공과는 다른 여러 가지 어려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어려운 점이 있으며, 어떻게 해결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해양 로봇 또는 해양 이동체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 해류, 조류 등의 환경 외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참고될 만한 기반 데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수중 환경에 국한해서 본다면 광학 기반 센서나, 전자기파 기반 센서가 물속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일반적인 어려움들에 대해서는 저만의 해결책이 있다기보다는 분야에 특화된 대체안들(예를 들면, 음향 센서의 사용)을 기본적으로 따르거나, 적용 환경과 임무 특성에 맞게 또는 연구개발 예산에 맞춰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편입니다. 다른 필드 환경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겠습니다만, 실제 해양 환경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유난히 많이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필드 테스트를 나가기 전에는 사전에 충분히 많은 모사 실험을 해보고,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 시뮬레이션도 최대한 많이 해서 미리 대응 방안들을 마련해 두려고 합니다.


4. 계명대학교에서 임용되시기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소 근무 당시에는 어떤 연구를 담당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사학위 후 ETRI에 ‘센서 융합을 통한 위치인식 기술’ 분야로 입사하여, 광역 무선 통신 네트워크인 LTE 신호를 주된 정보로 이용하는 측위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 과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무선 측위 방식들은 주로 적용 대상 영역을 공간 격자로 나누고 각 참조점에서의 신호 세기 지도를 만들어 측위하는 방식(fingerprinting)을 채택하는데, LTE 기반 무선 측위 기술 적용이 적합한 야외 환경에서도 GPS 신호나 LTE 신호가 잡히지 않거나 미약한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한 신호 세기 지도를 구축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데이터 중심의 기계학습 기법들을 이용하여 확보된 신호 세기 지도의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의 빈 부분들을 추정하여 결과적으로 무선 측위 정밀도가 합리적인 수준에 도달하도록 만들어주는 연구를 담당했습니다. 연구과제가 바쁜 시기에 입사하게 되어 꽤 밀도 있게 연구했던 기억이 있고, 이때 경험들이 현재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전역 상황인식 연구의 기반 아이디어가 되었습니다.



5. 현재 운영 중이신 계명대학교 “Robotic Intelligence & Perception Lab.”의 비젼과 목표, 그리고 어떤 학생들이 들어오면 좋을지 소개와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운영 중인 연구실은 유인 또는 무인 이동체 시스템을 위해 이동로봇공학,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분야의 다양한 원리와 기법들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진보된 자율성 및 인식 알고리즘을 연구/개발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연구실 이름에 명시되어 있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연구 관심 분야들을 분류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로봇 지능 분야]
- 이동로봇공학, 해양로봇공학
- 이동체 자율 지능 및 자율 항법
- 동시적 위치추정 및 지도작성(SLAM)

[로봇 인식 분야]
- 컴퓨터 비전, 로봇 비전
- 공간 및 환경 인식 지능(Spatial AI)

연구실의 거창한 비전이나 슬로건을 만들어 놓지는 않았습니다만, 학생들의 연구를 지도할 때는 가급적 실용적이고 남들에게 쉽게 설명 가능한 절차나 결과가 되도록 방향을 잡는 편입니다. 그리고 논문을 포함한 각종 문서작성 능력과 발표 능력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활동의 마무리 단계가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성을 잘 유지하다 보면 여러 사람에게 연구 내용이 잘 전달될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의 취업 프로세스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초점을 두고 있는 연구 분야들의 특성상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프로그래밍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론 분야 측면에서는 단순히 인공지능이나 로봇 지능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역학, 제어, 신호처리 등 상대적으로 고전적인 교과목 내용들도 잘 파악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다 실용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6. 그동안 영향을 받은 연구자가 많으실 거 같습니다. 어떤 연구자 분들의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도 교수님이신 카이스트(KAIST) 김진환 교수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실용적인 연구들을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연구를 전개하고 결과를 정리하는 방법 등 여러 면에서 지도를 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과제 업무에 임할 때나 업무상 만나는 분들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으로 많이 배워, 졸업 후 현업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식과 연구 실적을 쌓느라 산재되어 있던 학위 기간의 경험들이 졸업논문 심사(디펜스)를 준비하면서 정리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석/박사 학위논문 심사위원이 되어 주셨던 카이스트 심현철 교수님, 명현 교수님, 윤국진 교수님, 포스텍 유선철 교수님, 서울대 김아영 교수님께 이번 기회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훌륭한 교수님들의 다양한 관점과 의미 있는 의견을 통해 잘 정리된 형태로 학위를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7.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박사과정 중 실해역 환경에서의 자율 알고리즘 실증 실험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는 당시 학교에서 주관하는 해양 이동체 관련 연구 과제들 중에서 자율 알고리즘의 실해역 실험까지 성공했던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아 개인적으로 큰 자부심이 되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과제가 성공적으로 종료되기까지 연구실 선후배들과 참여기관 연구원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환경에서의 필드 실험들을 겪으면서 협업과 분업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8. 이 분야로 진학(사업) 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학생들을 만나서 상담해 보면 급변하는 요즘 시대에서 앞으로 나아갈 분야나 전공을 선택하는데 많은 고민들을 하는 것 같고, 주로 현재 유행하고 있거나 미래에 유망하다고 알려진 분야들을 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야 선택에 있어 이러한 기준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 시점쯤이 되면 유사한 전공을 가진 경쟁자가 많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가 더욱 부흥해서 수요가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미래는 누구나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것은 선택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본인이 선택한 방향을 답으로 만들어가려는 자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9.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다시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자리와 기회를 마련해 주신 MERRIC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홍성훈 교수의 최근(대표)논문.

- Haggi Do, Seonghun Hong, and Jinwhan Kim, "Robust loop closure method for multi-robot map fusion by integration of consistency and data similarity,"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 5(4):5701-5708, Oct. 2020.

- Seonghun Hong and Jinwhan Kim, "Three-dimensional visual mapping of underwater ship hull surface using piecewise-planar SLAM," International Journal of Control, Automation, and Systems, 18(3):564-574, Mar. 2020.

-Seonghun Hong and Jinwhan Kim, "Selective image registration for efficient visual SLAM on planar surface structures in underwater environment," Autonomous Robots, 43(7):1665-1679, Oct. 2019.

- Seonghun Hong, Dongha Chung, Jinwhan Kim, Youngji Kim, Ayoung Kim, and Hyun Kyu Yoon, "In-water visual ship hull inspection using a hover-capable underwater vehicle with stereo vision," Journal of Field Robotics, 36(3):531-546, May 2019.

- Seonghun Hong, Jinwhan Kim, Juhyun Pyo, and Son-Cheol Yu, "A robust loop-closure method for visual SLAM in unstructured seafloor environments," Autonomous Robots, 40(6):1095-1109, Aug.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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