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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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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수소 생산과 미래 발전 전망
김진영(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2021년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1월 인도네시아 폭우로 3m가 넘는 홍수를 시작으로 6월 열돔 현상에 의한 미국 서부지역 폭염 및 산불, 12월 미국 중부를 강타한 최소 30개의 토네이도 등 거의 매달 전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기후 재난이 일어났으며, 2022년에도 이와 같은 재난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견에는 이견이 없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범인류적 도전으로 2015년 산업화 수준과 비교하여 지구 평균온도를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파리기후변화협정 선언이 진행된 이후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어 주요국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이 가속화되고 있다.

2018년 10월 인천에서 개최된 IPCC 2018은 기후위기 관리 기준을 2015년 2.0℃에서 1.5℃로 변경하면서 더 강화된 기준을 발표하였다. ‘2050 탄소중립’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2050년까지 남아있는 탄소를 흡수해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탄소중립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화석연료 인프라를 거의 통째로 바꾸어 새로운 기술의 인프라를 건설해야 하는데 세계는 아직도 화석연료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각국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 정치적이고 규범적인 수준으로 머물고 있어 목표달성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가를 떠나 민간기업에서도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등 재생가능에너지(Renewable Energy)를 100% 활용하는 자발적 약속‘을 의미하는 RE100 선언을 통하여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349곳으로, 대표적으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3M, 듀퐁, GM, 스타벅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14곳의 기업이 가입된 상태이고 SK하이닉스는 2020년 말 RE100에 참여하였으며 애플에서 반도체 납품 조건으로 RE100 가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은 국제사회에서의 기업 경쟁력과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재빠른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을 진행하지 못하면 국가적 위기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억 1100만 톤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많으며, 국내의 에너지 소비 구조상 산업부문의 비중이 60%를 웃도는 여건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이루기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분야의 혁신적인 변화, 즉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적 에너지 전환이 최우선적으로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의 필요성이 높아지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수소에너지 기술이다. 수소는 필요시 연료전지에 주입되어 전기나 열 등의 에너지로 변환이 가능하여 ‘에너지 운반체(Carrier)’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수소는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며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여 최종 에너지인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부산물로 물(H2O)만을 배출하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수소에너지 활용면에서 기술적 난이도가 있으나, 지정학적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탄화수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거의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탈탄소화에 적합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수소의 산업적 수요가 점차 증대되고 그 이용량은 빠르게 증가하여 그 수요가 연간 7천만 톤 이상을 상회하고 있으며 에너지 운반체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정유, 암모니아 합성, 메탄올 합성, 제철 산업 등의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수소활용의 확대를 넘어 수소경제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재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 에너지 활용을 위한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주기에 걸쳐 필요한 모든 분야의 기술개발과 상용화 노력을 바탕으로 수소 산업과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내기 위한 전환이 필요하다. (Fig 1 참조)



수소생산은 생산 방식과 친환경성 정도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된다. (Fig 2 참조) 현재 생산되는 수소 생산양의 약 96%는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수소이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고온의 수증기와 분해반응과정을 통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수소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수소이며, 이러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수소는 부생수소, 천연가스 개질 등이 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포집·저장 (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CCS)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소를 일컫는다.

그레이수소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성이 높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또한 높은 성숙도와 경쟁력이 확보되어 가장 현실적인 수소생산 접근법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제거하진 못하여 탄소중립의 대응에는 그 한계가 있다.

수소에너지 중에서도 미래의 궁극적인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그린수소 생산방식으로, 재생에너지 (태양광, 풍력 등)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가장 이상적인 수소생산 방식이다.



결국 수소에너지 기술의 활용을 위한 수소 생산기술 방식은 중·단기적으로 블루수소가 활용될 수 있겠으나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전해 (Water Electrolysis)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방식의 대규모화 및 활용 범위를 확장해나가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수전해 (물 전기분해) 방식은 전기에너지를 공급하여 무한정한 원료인 물로부터 고순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친환경적 방법으로, 전기화학반응을 위해 사용되는 전해질의 종류 (수용액, 고분자막, 세라믹)에 따라 수전해 장치의 작동 온도 및 반응 기구, 핵심 소재 (예. 전극 촉매, 분리막) 특성이 정해진다.

현재까지 알려진 주요한 기술은 알칼리 수전해 (Alkaline Electrolysis; AEL),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Electrolysis; PEMEL), 고체 산화물 수전해 (Solid Oxide Electrolysis; SOEL)가 있다. (Fig 3 참조)



알칼리 수전해는 1920년대부터 활용되어 가장 오랫동안 연구되어온 수전해 기술로 기술적 성숙도가 가장 높으며 가격이 저렴하고 신뢰성이 높아 현재 대부분의 상업용 수전해 시스템은 AEL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AEL는 비교적 저렴한 단가를 갖는 소재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타 수전해 방식 대비 전류밀도와 수소 순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PEMEL 기술은 1960년대에 General Electric 사에서 처음 개발되었으며, 크기가 작고, 자체적인 가압이 가능하고, 부하변동 환경에서의 운전이 수월하다는 장점으로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과정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PEMEL 장치에 사용되는 전해질막 및 귀금속 촉매의 높은 가격과 희소성 문제로 대량의 수소생산을 위한 수전해 활용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SOEL은 고온 조건에서의 작동으로 그 효율이 우수하지만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실정이다. 이 외에도 아직 연구개발 단계 수준으로 태양전지 기술의 접목과 반도체 광촉매를 활용한 광전기화학(Photoelectrochemistry; PEC) 방식으로 태양광으로부터 물을 직접 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법 역시 연구개발 중에 있다.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이끄는 선도국은 현재 미국과 일본이 주도를 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독일이 우수한 기술력과 강력한 자본력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이들과의 격차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성과는 아직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량적으로 기술력 수준을 미국이 100이라 할 때 일본 역시 100으로 대등한 수준이고 독일이 92.1,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81.2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수소산업 분야에는 약 372개의 기업이 존재하며 이 중 수소연료전지 분야가 약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수소산업 생태계는 수소활용 분야의 비중이 65.5%로 가장 높고 수소생산 분야의 비중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송용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원천기술력의 부족과 핵심 소재부품의 높은 수입의존도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고 수소생산 분야에서는 특히 추출수소와 수전해 수소의 상용화와 실증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대표 수전해 업체는 Plug Power, Hydrogenics, ITM, Siemens, Asahi Kasei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화솔루션, 엘켐텍 등이 연구 및 실증 진행 중이지만 글로벌 업체와 비교하면 효율 및 규모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Fig 4 참조)



수소생산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꾸준한 산·학·연의 협력을 통한 원천기술 개발이 시급하며 동시에 수소산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범국가적인 정책 수립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그린수소 사용에는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전력을 생산하는 단가가 높다는 점과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의 효율이 낮아 수소생산을 위해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는 점 등 경제적, 기술적 한계로 그레이수소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방안으로 그레이수소보다 친환경적인 블루수소 확대를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고도화와 포집 비용을 낮추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 사용이 주를 이루는 전략이 탄소중립의 중심인 만큼, 수전해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술 등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

탄소중립의 중심기술은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이며 이들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발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수소생산을 위해서는 태양광, 풍력 등으로부터 생산된 재생전력이 필요한데, 불규칙한 전력 생산으로 인한 안정적인 전력망 운용에 어려움이 있어 향후 대용량, 장기 전력 저장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소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운반체로써 재생에너지의 송전 제약 및 계통 효율성 저하 문제를 과잉생산 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를 생산함으로서 상호보완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40년에는 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 잉여전력을 통해수전해를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경우, 그린수소의 생산 가격이 크게 낮아짐과 동시에,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수전해 설비를 활용하여 잉여 재생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전력 가스화 (Power to Gas; P2G) 사업은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관련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린수소를 생산하는데 있어 가격 비중을 차지하는 가장 큰 요소는 전력수급 비용이다.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그린수소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재생에너지-수전해로 생산된 그린수소의 단가는 6 USD/kg로 알려져 있으며, 그레이수소 (1 USD/kg)나 블루수소 (1.5 USD/kg)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태양광, 풍력 활용 발전단가와 수전해 장치의 단가 절감을 통해 2050년에는 그린수소의 가격을 2 USD/kg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 외에도 CO2 배출 감소비용을 고려하게 되면 그린수소가 장기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는 자원 부족국가인 우리나라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자립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중·단기적인 수소공급 수단으로 블루수소가 중심을 이루겠지만 장기적인 수소공급전략으로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하도록 전폭적인 R&D 투자와 중·장기적인 기술적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범국가적인 노력을 들여 인프라 형성, 산업생태계의 균형적 발전과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필수적일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장치의 성능효율 개선은 물론이고 소재·부품 국산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여 산·학·연간의 꾸준한 기술 협력과 상용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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