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AI, 로봇 이란 단어들이 화두가 된 지 몇 년이 지나, 더는 이 단어들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로봇’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단단한 로봇들이 떠오른다. 영화와 뉴스를 통해 접해왔던 대부분의 로봇이 단단한 금속 소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로봇들은 주로 정해진 환경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거나 큰 힘이 필요로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하지만, 로봇 기술의 발전과 함께 비정형 환경에서도 동작할 수 있는 로봇 연구가 요구되면서 전통적인 로봇과 다른 ‘소프트 로봇’ 개념이 제시되어 연구되고 있다.





소프트 로봇은 실제 생명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로봇으로 부드러운 연성 소재를 기반으로 하며 조인트와 링크의 구분이 모호하다. 다시 말해, 로봇의 몸 자체가 연속적으로 형상 변형 및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구조이다. 전통적인 금속형 로봇이 강성 조인트와 링크로 구성되는 것과는 상반된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모터를 사용해 각각의 조인트의 각도를 제어하여 움직임을 구현했던 전통적인 로봇에 비해 소프트 로봇은 동적 자유도가 높다. 소프트 로봇의 움직임을 비틀림, 휘어짐 등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이 가능한 문어의 유연한 움직임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 로봇은 실리콘, 고무와 같은 탄성력이 있고 유연한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과 움직임의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비정형 환경에서 주변 환경에 대응하여 동작하기 유리하다. 이런 이유에서 소프트 로봇은 기존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여 재난용 로봇, 의료용 로봇,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을 목표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소프트 로봇의 대표적인 구동법 중 하나는 공압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때 공압 시스템은 전자 시스템이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듯, 압축 공기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공압 시스템을 이용하는 소프트 로봇은 일반적으로 탄성력 있는 소재인 엘라스토머(elastomer)로 제작되며 공기를 주입 할 수 있는 내부 채널을 가진 구조를 갖는다. 공기를 주입하면 풍선의 형상이 변하듯, 소프트 로봇과 연결된 외부 장치를 사용하여 엘라스토머 내부 채널에 공기를 주입하면 압력에 의해 엘라스토머의 형상이 변형된다. 그리고 이것을 활용하여 로봇의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

Fig 3은 모두 공압 구동 기반 소프트 로봇의 구동 원리를 나타낸다. 채널의 형상이 다르기 때문에 압력이 가해졌을 때 형상 변형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처럼 엘라스토머 내부 채널의 분포, 구성 및 크기 등의 디자인에 따라 공기가 주입되는 공간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부 채널 디자인을 설계함으로써 소프트 로봇의 형상 및 움직임을 설계할 수 있다.






공압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은 소프트 로봇의 다른 다양한 구동법에 비해 로봇의 변형 정도를 가장 크게 할 수 있다는 점, 안정성이 높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Fig 4는 공압 구동 기반 소프트 로봇 연구 중에서도 깨지기 쉬운 물체를 손상시키지 않고 잡기 위한 소프트 그리퍼(soft gripper), 다양한 모양의 물건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활용 글러브를 보여준다. 조금만 검색해보아도 공장, 딸기 농장 등에서 실제로 소프트 글러브를 활용하는 다른 예시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Fig 4의 3 번째 예시는 좁은 지형을 지날 때 지형에 적합하게 형상 변형이 가능한 소프트 로봇을 등의 예시를 보여준다. 이런 로봇은 비정형화된 지역에서 움직이는 것이 용이하여 재난용, 구조용 로봇으로 사용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