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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스토리] 5부,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방법과 논문 게재
송현서(UNIST 신소재공학부)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우리의 연구가 기존 연구와 어떤 차별성이 있으며 앞으로 해당 연구 분야에서 미칠 수 있는 기대 효과 등을 서술할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스토리를 풀어내는지에 따라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히 새롭고 중요한 연구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후 논문 작성을 시작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은 논문의 전체 스토리를 구상하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나도 계속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지만, 각자 연구 분야의 논문들을 많이 읽어보면서 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그만큼 신경 썼던 부분은 논문에 들어갈 그림(Figure)을 그리는 것이었다. 논문에 들어가는 그림은 논문 전체 내용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새로운 논문을 봤을 때 처음으로 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민 끝에 구상한 논문 스토리 전체를 요약하여 보여주어야 하는 그림 1 은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하다.





Fig.1 는 초기에 디자인했던 Figure. 1 부터 최종 NanoLetters 논문에 들어간 Figure. 1 중 몇 가지를 나열한 것이다. 물론 4 가지 버전보다 훨씬 많은 버전의 그림을 준비했었으나, 4 가지 대표 그림만 가져왔다.


4 가지 버전의 그림을 보면 전부 비슷해 보이나, 조금씩 다른데, 그림들을 살펴보면 4 가지 그림 모두 공통적으로 다음 2 가지 내용을 포함하고자 했다. 자화 패턴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소재를 개발했다는 것을 표현한 그림과 해당 소재가 탄성 중합체-상변이 물질-자성 입자 라는 계층적 구조를 가진다는 구조적 특성을 나타낸 그림을 포함하고자 했다. 이 두가지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부분들이 변했는지는 아래 내용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첫 번째 그림에서는 위의 두 내용을 포함하고도 제작 과정을 나타낸 그림 혹은 재프로그래밍 횟수에 따른 magnetization value 를 나타낸 그래프 등 추가적인 데이터를 더 넣는 것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추가 데이터들은 다음 그림들에 삽입하고 위의 두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려, 이후 버전에는 추가 데이터를 넣은 부분을 삭제했다.


최종 그림에서는 세번째 그림에서는 현미경 사진으로 표현했던 소재의 구성과 재프로그래밍 특성을 그림으로 대체하였고 해당 현미경 사진은 논문의 Figure. 2 로 옮겼다. 또한 자화 패턴 재프로그래밍 가능성을 두,세번째 그림에서는 여러 개의 자성 스마트 소재를 유연한 층에 부착한 샘플로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자성 멤브레인 사진으로 보여줌으로써 연속적인 자화 패턴을 갖는 소재의 패턴도 재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렇게 공들여 그림(Figure)를 그리고 스토리 구상을 열심히 해서 작성한 우리의 논문이 출판되기까지는 아직 여러 단계가 남아있다.

먼저, 작성한 논문 원고, 참고 문헌(reference), 그림(figure), 그리고 보충 자료까지 투고하고자 하는 저널 양식에 맞게 양식을 맞춰서 수정 해야한다. 그리고, 원하는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고 답변 메일 혹은 저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투고한 논문 상태가 변하길 기다리면 된다. 이 기간은 저널 에디터가 우리 논문을 확인 하는 기간으로, 저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지만, 빠르면 몇 주 늦으면 몇 달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얼마 뒤 답변이 왔을 때 논문이 해당 저널의 관련 분야와 적합성이 낮거나 해당 저널에 게재되기엔 아쉬운 연구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면, 우리는 이 과정에서 Editor cut 을 당하게 된다. 쉽게 생각해서 1 차 탈락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의 논문은 에디터의 손에서 동료 연구자들(Reviewer)에게 전달되어 동료들에게 평가받는 review 과정으로 넘어간다. 이 경우는 마찬가지로1 차 합격 후 2 차 평가로 넘어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는 답변 메일이 오지 않고 저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투고 논문 상태가 with editor 에서 under review로 변하기만 할 때도 있다.

이후 한 차례 더 기다리면, reviewer 들이 평가한 결과를 메일로 받게 된다. 이 기간도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천차만별이다. 이 때, reject 메일을 받는다면 2 차 탈락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한 번에 최종 승인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메이저 리비전(Major revision) 혹은 마이너 리비전(Minor revision) 메일을 받게 된다. 이 때, 메이저 리뷰는 리뷰어들이 우리 논문의 타당성에 의문을 갖거나,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동의를 못 한 경우에 받게 된다. 이 때는 논문의 핵심적인 부분과 관련된 추가 실험이나 설명을 덧붙여 논문 내용을 수정 및 추가 해야하고, 리뷰어를 설득해야 한다. 반면, 마이너 리뷰는 일반적으로 리뷰어가 우리의 논문의 타당성 및 중요성에는 동의하나 간단한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에 받게 된다.

메이저 혹은 마이너 리뷰를 받게 된 경우에는 저널에서 정해준 기간까지 Response letter 및 수정된 원고를 다시 저널에 보내야 한다. 이후에는 reject 메일을 받을 수도 있고, 다시금 메이저 혹은 마이너 리뷰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 끝에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면, 원고에 오류가 없는 지 최종 확인할 기회를 받고 최종 확인 후 논문이 게재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논문 투고-> Editor 평가-> Review (Major or Minor) 반복-> 최종 승인-> 논문 게재 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처음 논문 작성을 완료한 이후부터 NanoLetters 저널에 최종 승인될 때까지 약 1년 정도가 걸렸다. 투고했던 여러 저널 중 Editor cut 을 당했던 적도 있었고, 메이저 리뷰를 받았던 적도, 마이너 리뷰를 받았던 적도 있었다. 반면, 다행히도NanoLetters 저널에서는 논문을 투고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이너 리뷰 및 저널 커버 이미지 신청 여부에 대한 메일을 받았고, 논문 게재까지 일사천리로 모든 과정이 진행되었다.


그 당시 나는 끝날 듯하지만 끝나지 않는 일련의 과정들에 많이 지쳤던 상태였기 때문에, NanoLetters 저널에서 마이너 리비전 및 저널 커버 이미지 신청 여부 메일을 받았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기뻤었다. ‘이번엔 정말 최종 승인과 마찬가지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고, 행복한 마음으로 리비전에 대한 답변 서류(Response letter)를 준비했었다. 덕분에 최종 승인 메일을 받았을 때는 오히려 무덤덤했던 기억이 난다.





첫 논문이었기 때문에 논문 작성부터 최종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서툴렀던 점도 많았고 그만큼 더 힘들었지만, 하나씩 몸소 느끼며 배운 점이 많았다. 리젝을 당했거나 리비전을 받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현재 작성한 논문의 부족한 부분들을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동료 연구자들(reviewers)에게 우리 연구의 중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해 논문의 전체 스토리 흐름을 여러가지 방향으로 작성해보았고, 연구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추가 데이터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해당 데이터를 위한 추가 측정 및 실험을 진행하였다. 또한, 연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그림(figure)은 어떤 것일지 고민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그림을 수정해보며 논문의 질을 향상시켰다.


앞으로 진행할 연구 결과들도 전 세계의 다른 동료 연구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논문을 작성하고 투고할 때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능숙하게 모든 과정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참가했던 첫 학술대회는 MRS(Materials Research Society)였다. 당시 나는 석사 첫 학기 학생이었고, 발표자가 아니었지만 운이 좋게도 재료 분야에서 가장 큰 국제 학술대회 중 하나에 참가했었다.

MRS 에 참가했을 때는 인턴 기간 동안 숱하게 여러 번 씩 읽었던 논문의 저자들이 직접 발표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부터 포스터 세션에서 전 세계의 수 많은 연구자들이 술과 음식이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각자의 연구를 설명하고 질의 응답을 한다는 것까지 모든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이 때 경험을 통해 학술 대회에서의 발표는 다른 연구자들에게 본인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여러 연구자들의 발표를 들으며 논문을 작성하는 것 만큼 효과적으로 본인의 연구 성과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본인 연구의 중요도를 설득시켜야 하고, 그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발표 자료에 넣어야 하며, 준비된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발표를 해야 하는 것이 준비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MRS가 끝난 뒤, 다음 학회 참가 때는 내 연구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과 앞으로 내 연구의 중요성 및 타당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하는 고민을 가진 채로 한국에 돌아왔다.

바로 다음 해, 국제 학술 대회이지만 한국에서 개최되었던 NanoKorea 2019에 참가해 포스터 발표를 했다. 포스터 제작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한 눈에 들어오는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버전으로 포스터를 제작해 보았다. 그 중에서 최종 포스터는 지도교수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바탕으로, 포스터는 직접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은 최소화하고 eye-catching 용으로 그림이 많은 면적을 차지하게끔 만들었다. 학술 대회 당일엔 많은 분들께서 포스터에 관심을 가지고 설명을 요청하시고 질문을 해주셨는데, 학술 대회에서 한 첫 발표였기 때문에 그 자체가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2020 년에는 COVID-19 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오프라인 학술대회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국내∙외 많은 학술 대회들이 온라인 개최로 바뀌었다. 나는 그 중에서도 Online MicroTAS 2020 에 참가했는데, 이 학술 대회는 각자 연구 내용을 설명하는 짧은 영상을 미리 업로드 한 뒤, 정해진 시간에 줌(Zoom)으로 각자 한시간 동안 질의 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도 한 시간 동안 쉼 없이 질문을 받았고, 나도 다른 사람의 발표에 자유롭게 질문을 했던 만큼, 걱정과 달리 온라인으로 개체 된 학술 대회에서도 서로의 연구를 활발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학술 대회들이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것에 대한 장점을 생각해보자면, 공간의 제약이 줄어들어 예전보다 다양한 학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단 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얼굴을 마주하며 소통했던 MRS에 참가했던 기억이 떠올라 못내 아쉬웠다. 


앞으로도 논문 및 학술 대회 발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서로 각자의 연구를 공유하며 과학, 공학 기술 발전이 지속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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