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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 코로나19, 메타물질로 만든 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1)
노준석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최근 코로나 19 사태의 국내 확진자는 4월 초 기준 10,284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212개 국가에서 1,236,845명이 감염되었을 정도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각국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이후 비상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가파른 확산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는 신종감염병으로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 질병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신속한 진단을 통해 환자를 선별해내어 방역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의 코로나 19 대응에 있어 주목할 점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한 다양한 검사 방법들에 대한 필요성이 빠르게 대두되었으며, 실제로 국내 진단 키트의 정확성과 신속성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와 같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학 기술적 측면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광학적으로 진단이나 관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까?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를 진단하고 관찰할 수 있는 광학 기술로는 현미경을 이용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는 그 크기가 100 나노미터 (1나노미터 = 10억분의 1 미터) 정도로 아주 작기 때문에 명확한 관찰이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나 작은 구조의 바이러스나 기타 다른 균들을 정확하고 빠르게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된다면, 광학적으로도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를 진단하고 관찰하는데 직접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0 나노미터 수준의 크기를 갖는 물체를 광학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는 것은 큰 비용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인 현미경은 유리로 만든 렌즈를 사용한 광학 시스템으로 간단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때문에 렌즈로 구성된 시스템의 해상도는 렌즈가 갖는 해상력에 따라 관찰 가능한 능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렌즈를 구성하는 물질의 물리적인 한계로 인하여, 일반 광학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할 수 있는 물체의 크기는 대략적으로 수백 나노미터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회절 한계 (diffraction limit)’라 불리는 이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물체의 크기는 바이러스의 크기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광학 현미경 기술들은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초고해상도 현미경 (super-resolution microscopy) 방식은 회절 한계를 극복하고 훨씬 더 작은 구조의 물체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초고해상도 이미징 방법을 예를 들어보면,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유도방출억제 현미경과 같이 아주 작은 크기의 응집된 빛을 이용해 이미지를 스캐닝하여 형성하는 방식과 STORM/PALM 현미경과 같이 단일형광분자의 위치 관측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형성하는 방식들을 예로 들 수 있다. 각각의 경우 100 나노미터보다 훨씬 작은 물체를 관찰할 수 있으며, 형광을 이용한 이미징 방식이기 때문에 아주 높은 신호대 잡음비를 갖는 선명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위와 같은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출력 레이저나 감도 좋은 디텍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큰 비용을 필요로 한다. STORM/PALM 현미경의 경우에는 여러 장의 형광 이미지를 이용해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측정 이후의 이미지 후처리 과정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또한, 형광 기반의 이미징 방법들이기 때문에, 관찰 전 세포에 형광 표지를 위한 별도의 준비 또한 필요하다. 물론, 수십 나노미터 단위의 아주 높은 해상도와 높은 신호 대 잡음비로 인한 선명한 이미지의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은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바로 투입 가능한 시스템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에서 빠르고 정밀하게 바이러스를 관찰하기 위한 이미징 플랫폼의 제공이 가능할까? 일반 현미경보다는 높은 해상도를 가져야 하지만, 초고해상도 현미경보다는 저렴하고 제한적이지 않은 측정 환경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은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물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메타물질이란 그리스어 meta- 에 물질 materials 를 결합한 단어로, 인공적으로 설계된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성을 갖는 특별한 물질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물질들의 경우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화학적 구성 원소들과 배열에 의해 물성이 결정된다. 하지만, 메타물질은 작동 파장의 길이보다 훨씬 작은 메타원자(meta-atoms)로 구성되어 있으며, 메타원자들의 구조와 크기, 주기적 배열 등에 따라 독특한 물성을 인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메타물질은 현미경을 비롯한 이미징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메타물질을 이용할 경우 회절 한계보다 훨씬 좋은 분해능을 가지는 초고해상도 이미징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앞서 간략히 언급했던 ‘회절 한계’의 경우, 일반 광학 현미경의 경우 수백 나노미터보다 작은 구조체에 대한 모양의 정보가 공기, 유리 등의 매질들을 전파함에 따라 기록 매체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의 정보가 기록 매체까지 전달되는 도중 얼마나 손실 없이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편의상 x 방향을 수평, z 방향을 수직 성분으로 가정하고자 한다. 임의의 아주 작은 구조체의 모양에 대한 정보는, 평면에 나란한 방향의 여러 공간 각진동수들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만약 구조체가 놓여있는 평면에 수직으로 빛이 입사되고, 구조체로부터 반사 혹은 투과한 빛을 모으면 구조체의 관찰이 가능하다. 이 때, 구조체의 모양을 결정하는 것은 공간 각진동수 중 평면에 나란한 수평 방향을 갖는 성분들이 된다. 수평 방향으로 나란한 성분이 결정되었다면, 수직 성분은 특정 매질 안에서의 빛의 전체 파수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빛의 파수란 각진동수와 매질의 굴절률에 비례하고, 빛의 속도에 반비례하는 값으로, 전체 파수는 각 방향의 파수들의 제곱의 합과 같은 성질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유리와 같은 등방성 물질의 경우에는 방향에 따른 영향이 없기 때문에, 특정 진동수에 대한 파수 벡터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원형의 그래프를 얻을 수 있다. 이 그래프를 등진동수선 (equi-frequency contour)라고 한다. 그림 3에서 파란색 구가 나타내는 부분이다.



이 등진동수선에서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만약 구조체의 모양을 결정하는 수평 성분이 전체 파수보다 작은 값을 갖는다면, 자동으로 수직 방향의 성분은 양의 실수를 갖게 될 것이다. 이 말을 잘 생각해보면, 위에 해당하는 구조체의 모양 정보는 수직 방향으로의 파수를 가지고 진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만약 수평 방향의 성분이 전체 파수보다 큰 값을 갖는다면 어떨까? 더 큰 값을 갖는 다는 것은 공간적으로는 더 작은 모양을 갖는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사용하는 렌즈로는 관찰할 수 없는 아주 작은 구조체를 관찰하는 경우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전체 파수 백터의 관계에 의해 파수보다 큰 수평 성분의 값을 가질 경우, 수직 방향의 파수 성분은 허수가 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해당하는 구조체의 정보가 몇 파장 이상 진행하지 못함을 의미하며, 이는 곧 기록 소자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메타물질은 이러한 물리적인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만 한다. 더욱 높은 분해능을 갖는 현미경의 구현을 위해서 메타물질이 구현해야 할 특성은 무엇이 있을까? 해답은 높은 공간 진동수를 갖는 성분을 멀리까지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수평 방향으로 큰 파수를 갖는 성분이 수직 방향으로도 허수를 갖지 않는 특성을 갖는다면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 등진동수선을 살펴볼 때, 원이 아닌 쌍곡선 형태의 특성을 갖는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림 3의 빨강 영역으로 나타낼 수 있다.) 비등방성을 갖는 인위적인 메타물질을 통해 쌍곡선형의 분산 특성을 나타내는 메타물질 기반의 렌즈 구현이 가능하며, 쌍곡선의 hyperbolic 에서 이름을 따온 초고해상도 이미징 소자인 하이퍼렌즈 (Hyperlens)를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문헌]
1. Nature Communications 1, 143, 2010
2. Nature Photonics 5, 128-129, 2011
3. Scientific Reports 7, 46314, 2017
4. Journal of Visualized Experiments 127, e55968, 2017
5. ACS Photonics 5, 2549-2554, 2018
6. Journal of Physics D: Applied Physics 52, 194003, 2019
7. 코로나19 사태로 바라본 국가과학기술정책의 방향, 이명화, Future Horizon Insight 미래연구 인사이트
8. Archiv für mikroskopische Anatomie 9, 413– 418, 1873
9. Science 313, 1642-1645, 2006
10. Science 319, 810-813, 2008
11. Nature Biotechnology 21, 1347-1355, 2003
12. https://courses.lumenlearning.com/microbiology/chapter/types-of-microorganisms/
13. Journal of Visualized Experiments 111, e53988, 2016
14. Nanoscale 10, 16252-1626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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