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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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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발사체 개발의 메카 나로우주센터의 추진기관 시험설비
김채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2022년은 누리호 발사 성공과 함께 다누리 달탐사선까지 대한민국의 우주분야에서 역사적인 성과들이 많은 해이다. 이런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로켓 엔진, 발사시스템, 각종 공급 시스템, 전자, 전파 측정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여기서 필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엔진 및 단 시험장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엔진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 엔진을 시험없이 바로 발사에 사용할 수 없을뿐더러 엔진 시험 없이는 그 엔진이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로호 발사 당시에는 러시아의 1단 액체로켓 엔진 발사체와 우리나라의 2단 고체로켓 발사체를 사용하여 개발이 진행되었다. 여기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엔진 즉 75톤, 7톤급 엔진을 선행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개발한 엔진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시험설비가 필요하지만 그 당시에는 국내 로켓 엔진 시험장이 없었기 때문에 엔진을 들고 러시아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했었다. 이 경우 엔진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 각종 인허가, 러시아의 시험 일정에 맞춰야 하고 시험 조건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변경하거나 수정을 할 수 없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한국형발사체 II차 사업(누리호)에서는 시험장 건설이 포함되게 되었다.



시험설비는 나로호가 발사되었던 장소인 전라남도 고흥의 나로도가 선정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러시아는 1960년대 냉정시대 이전부터 로켓발사 시험설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자국 발사체를 가진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20-30년이 넘게 운용하고 있다. 이에 운용 기간이 10년이 안되는 나로우주센터의 우주발사체 시험 설비가 세계에서도 가장 최신의 설비일 것이라 판단되며 나로우주센터에서 운용중인 시험 설비에 대해서 간략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로켓 엔진은 한두 번 시험해서 엔진에 대한 성능 검증과 신뢰성 확보가 불가능하다. 7톤급/ 75톤급 엔진 모두 누리호 발사전까지 100회 이상 시험이 되었다. 엔진 시험에는 수류시험, 점화시험, 3-10초의 연소 시험, 엔진의 풀작동 연소시험 등이 수행된다. 수류시험은 산화제나 추진제를 실제 엔진 점화 절차에 맞춰서 작동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엔진 시스템 작동에 맞게 각종 밸브가 이상 없이 작동이 되는지? 설계에 맞게 실제 구동에서도 정상적으로 공급유량이나 압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점화시험은 수류시험으로 이상이 없으면 점화를 시켜 보는 것이다. 수류시험 단계에서 점화가 추가되면 점화 시험이 된다. 엔진 연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점화가 되지 않으면 엔진이 작동조차 못하기도 하며 초기 점화 단계에서 엔진이 폭발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점화가 되었을 때에도 진동, 회전수, 압력이 정상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그리고 3-10초의 짧은 연소는 엔진이 정상 연소가 되는지 확인을 하는 부분이다.

왜? 이렇게 짧은 연소를 하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점화가 되고 연소가 되면 터보펌프가 회전을 하고 적정 회전수를 얻는데 시간이 걸리는 전이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서 연소 불안정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상 신호가 발생하기 쉽다. 연소기의 연소 관련 신호들, 터보펌프 작동 신호들, 각종 추진제 공급 시스템의 신호들에 이상이 없다면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된다고 판단을 하게 된다. 이후에는 긴 연소 시험을 통해 엔진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와 같이 엔진 시험에는 여러 시험들과 많은 변수들이 있고 설계와 다른 부분을 수정해서 재시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설비가 없다면 엔진을 개발해도 이를 검증해서 사용할 수 가 없다.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 우주 개발 선진국들도 대부분 시험설비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달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SLS(Space Launch System) 단 발사 관련해서 지상 연소시험 영상이나 자료 등에서도 이와 같은 시험설비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추진기관 시험설비는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 연소기 연소 시험설비, 3단 엔진 연소시험설비, 엔진 지상연소시험설비, 엔진 고공 연소시험설비,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로 크게 구분이 된다[1].



나로우주센터의 건축공사는 2011년말부터 진행이 되어 연소기 연소 시험실비,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가 2014년에 구축이 완료되어 연소기와 터보펌프에 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 이후 3단 엔진 연소시험설비,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가 2015년에 완료되었으며,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는 2017년에 완료되었다[1].



연소기 연소시험설비는 7톤급/75톤급 단일 연소기의 개발을 위해 구축된 시험설비이다. 각 톤급 연소기의 시험 스탠드가 구분되어 있으며, 최대 추력은 150 톤까지 시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추진제 유량은 최대 300 kg/s까지 공급 가능하며 연소기 퍼지나 각종 밸브 구동에 사용되는 질소는 약 400 바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는 연소기로 고압의 추진제를 공급하는 장치인 터보펌프를 실매질(케로신/산화제)로 시험하기 위한 설비이다. 추진제 공급유량은 300 kg/s, 터빈 유량은 18 kg/s, 공급 압력은 2-15 bar가 사용된다.

3단 엔진 연소시험설비는 3단 엔진 즉 7톤급 엔진을 시험하기 위한 장치이다. 지상과 고공으로 구분이 된다. 지상은 해수면 고도에서의 엔진 특성을 시험하기 위한 조건이다. 고공은 3단 엔진이 분리되는 고고도 조건을 모사하여 진공 조건에서 추력 및 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사용된다. 추력은 최대 15톤까지 가능하며 추진제 유량은 30 kg/s까지 공급 가능하며, 고고환경은 55 mbar(고도 20 km 이상)로 모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고공 모사를 위해 초음속 디퓨저가 장착이 되어 있다. 시험시간은 1000초 동안 연소시험이 가능하다.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는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75톤급 엔진을 테스트하는 장치로 엔진 지상 연소시험설비에서는 1단에 사용되는 엔진을 주로 테스트하며 엔진 고공 연소시험설비에서는 2단용 엔진을 주로 테스트한다. 75톤급 엔진이 사용되기에 추력은 두 배인 150 톤까지 시험이 가능하고 연소기 연소시험설비와 동일한 추진제 유량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엔진 고공 연소시험설비에는 진공을 모사하기 위한 대형 진공챔버와 초음속 디퓨저가 설치되어 고공 환경을 모사한다.



단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는 누리호 1/2/3단을 단 별로 시험하는 장치이다. 1단과 2/3단으로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는 분리되어 있다. 1단 추진기관 시험설비는 300톤 이상으로 75톤급 엔진 4개가 클러스터링된 1단의 연소시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2/3단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는 2단은 100톤 이상, 3단은 10톤 이상으로 추력 시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75톤급 엔진을 사용하는 설비는 엔진의 최대 연소시간인 135초에 맞추어 연소시간도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 1/2단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는 135초 연소시험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제어계측동은 원격으로 시험설비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며 연구원들이 상주하는 건물이다. 혹시라도 엔진시험시 폭발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각 건물들은 방폭 설계가 되어 있다. 즉 75톤 엔진이 터지더라도 시험대 방벽이 그 충격을 흡수하고 바다 쪽으로 충격이 방출되도록 되어 있으며, 혹시라도 건물이나 저장탱크가 터지는 최악의 사태에도 언덕이 그 충격을 막아주는 시스템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시험준비부터 시험 시작전까지 제어계측동 모니터실에서 시험대와 준비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시험 준비와 관련된 작업과 테스트가 진행이 된다. 시험 준비가 완료되면 모든 작업 인원은 안전 구역으로 이동하고 이후부터는 제어계측동에서 모든 작업이 이루어진다. 연소 시험 사전 체크가 모두 정상이 되면 연소 버튼을 누르게 되고 이후 작업은 모두 자동 시스템으로 진행이 된다. 혹시라도 설정된 조건이 아닌 특이 조건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비상 정지가 되도록 되어 있어서 특이 사항에 대해서 엔진, 연소기, 터보펌프 등 시험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시스템 되어 있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의 시험설비는 누리호 발사 이후의 상업적 용도의 민간 발사와 차세대 엔진 개발을 위한 연소 시험이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다. 앞서 시험설비 소개에서 75톤급 엔진의 2배 추력으로 설비가 제작된 것도 엔진의 추력을 높였을 때 지속적으로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서이다. 3단 엔진 시험설비에서는 고성능 상단 엔진인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에 대한 연소 시험이 진행중이다[5].

현재 사용하고 있는 7톤급, 75톤급 엔진은 오픈 사이클 엔진이다. 터보펌프를 돌리는 가스발생기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재사용없이 바로 배출하는 방식이 오픈 사이클 엔진이다.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은 터보펌프를 돌리는데 사용한 배기가스는 연소에 재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연료량을 사용할 경우 효율이 높다. 이에 차세대 상단 엔진으로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달탐사선을 보내기 위해 재점화 시험도 동시에 수행 중이다.



국외의 우주 발사체 시험설비 관련해서는 많은 시험 설비가 있지만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SLS의 주엔진인 RS-25(수소 엔진)와 Blue Origin의 BE-4(메탄 엔진)시험 설비에 대해 간략히 살펴 보겠다. 역사 이래 가장 강력한 추력을 자랑하는 SLS는 스페이스 셔틀에 사용된 RS-25 엔진을 클러스터링하여 사용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는 RS-25엔진의 테스트는 미국 NASA의 Stennis 우주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Stennis 우주센터는 1969년부터 1972년 미국의 Apollo프로그램이 진행되던 시절 Saturn V의 단 시험이 이루어진 곳이다[6]. 1975년부터 2009년 스페이스 셔틀이 퇴역할 때까지 약 307번의 스페이스 셔틀의 메인 엔진 연소시험이 수행되었다. 새로운 엔진을 만들고 이에 필요한 설비를 새로 짓는다면 그만큼의 예산과 시간이 소요가 된다. 필자의 생각으로 RS-25 엔진을 사용한 이유도 일단 이전에 수백번의 시험으로 검증이 완료되었고 추가적인 시험 설비 구축이 필요없이 바로 테스트가 가능하기에 NASA에서 이 엔진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참고로 Stennis 우주센터는 미국에 있는 10개의 NASA 센터에서 2번째로 큰 설비이며 1960년대부터 사용되었던 설비이지만 아직까지 정상가동이 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대부분 엔진이나 연소기 테스트 스탠드의 경우 수직으로 설치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공급 탱크나 배관들이 발사할 때 수직으로 되어 있고 이 상태로 발사가 되기 때문이다. 추진제가 들어 있는 상태에서 눕혀 있을 경우 액체 상태의 연료는 어떤 곳에 고여 있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추진제가 들어있는 상태에서는 엔진이나 단을 눕히지 않는다.
하지만 기체(수소, 메탄)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상온에서는 기화하기 때문에 수평으로 연소시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막이나 넓은 해안가가 있는 지역에서 주로 수평 형태의 엔진 시험설비가 운용이 되고 있다. 수평 형태의 시험 설비 장점은 수직 시험 설비에 들어가는 고층의 건물 구조가 필요 없으며 수직 화염 방향을 변경시키면서 그 구조물을 냉각시키는 대용량의 냉각수를 분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Blue Origin의 BE-4엔진은 메탄/산소 엔진으로 미국의 West Texas 사막에서 BE-4 엔진 연소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7]. 엔진 주변에 열복사나 화염에 의한 설비 파손을 막기 위해 엔진 출구 바닥 주변에 냉각수가 분사되고 있고 화염은 수평으로 사막으로 분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추진기관 시험 설비는 10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수백 번의 엔진 시험을 수행하였고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에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는 다른 나라의 우주 개발 연구원들도 감탄하는 바이기도 하다.
또한 차세대 발사체 엔진 개발 선행 연구가 진행 중이며, 차후 더 큰 엔진을 위한 시험설비 개량 작업도 진행 중이다. 10년 전만 해도 로켓 엔진 시험이나 우주발사체 발사는 해외 사이트에서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우리기술로 만든 엔진 시험과 발사체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누리호는 케로신을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엔진들처럼 고추력/고성능이 요구되는 대형 엔진을 위해 수소나 메탄을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나로우주센터는 대한민국의 우주개발 전진 기지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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