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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로봇 및 정밀조작 연구
황민호(Minho Hwang)(DGIST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조교수) / minho at dgist.ac.kr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희 수술로봇 및 정밀조작 연구실(이하 SurGLab)은 “인간 수준으로 정교/정밀하게 물체를 조작하고 협업할 수 있는 로봇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람은 가능하지만 로봇이 하기 어려운 작업들, 예를 들어, 소형 부품들을 파지/조립하거나, 꼬여있는 매듭을 풀거나, 케이블 등의 하네스(harness) 작업 등을 자동화하기 위해 하드웨어 메커니즘 뿐만 아니라 딥러닝/강화학습을 활용한 인지 모델/모션 생성/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수술 환경에 적용하여 수술 작업을 자동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술환경은 가사 노동이나, 공장 등과는 다르게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내부 시야가 좁고 색으로 구분하기 어려우며, 빛 반사나 안개, 피튀김 등으로 인해 현재 컴퓨터 비젼 기술로는 난점이 존재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어려운 점들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유연한 형태의 내시경 수술로봇 시스템(K-FLEX)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의 다빈치 로봇이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수술을 가능하게 합니다. 저희는 K-FLEX의 핵심 기술인 연속체 로봇(continuum manipulator)의 설계와 딥러닝/강화학습을 접목한 다양한 제어 기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K-FLEX 영상1




K-FLEX 영상2




2. 현재 의료용 로봇 시장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연구하신 내시경 수술로봇 'K-FLEX'는 다빈치와 비교하여 어떠한 특징이나 장점이 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 다빈치는 복부를 완전히 절개하는 대신에 3~4개의 작은 절개창을 내고 각종 수술 도구를 집어넣고 환부를 치료합니다. 현재 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 많은 분과에서 다빈치를 활용하고 있지만, 사실 다빈치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수술 영역이 더 많습니다. 수술 기구가 곧고 단단하기(rigid) 때문에 입이나 항문, 질 등의 굴곡진 통로를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K-FLEX 로봇은 내시경과 같이 몸체가 유연하여 위(stomach), 식도, 대장, 소장 등의 소화기 영역에서 수술을 가능하게 합니다. 자연개구부를 통해 삽입되기 때문에 환자의 외부에 상처가 남지 않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연성”과 “소형화”를 달성하기 위해 로봇을 개발하는 데 있어 많은 기술적인 어려움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식도로 로봇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로봇 팔의 크기가 다빈치의 절반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이로 인해 페이로드(payload) 등 구조적 강성이 크게 낮아집니다. 또한 로봇이 길고 유연해지면서 마찰, 인장, 꼬임 등으로 인해 선단부로 정확한 움직임을 전달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이슈들을 극복하기 위해 딥러닝, 강화학습을 이용한 모델링 및 제어, 새로운 구조의 동력전달 메커니즘 설계, 새로운 원격제어 알고리즘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절개 없이 몸속으로…흉터 남지 않는 로봇 수술 개발 (2018.08.18/뉴스투데이/MBC)






3. KAIST 미래의료로봇 연구단에서 개발한 한국 최초의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K-FLEX'가 2018년 'Surgical Robot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K-FLEX는 KAIST 미래의료로봇 연구단에서 2008년부터 수행해온 연구의 최종 산출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전세계적으로도 유연한 수술로봇이 거의 연구되지 않았고, 저에게는 외부의 상처 없이 수술을 한다는 사실이 공상과학처럼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박사 학위논문주제로 선뜻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로봇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 한 10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으니, 봉합이나 조직 절제 등의 간단한 일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학위논문 발표를 마치고, 우연히, 영국 런던에 있는 Imperial College에서 주최하는 수술로봇 대회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 때는 박사 졸업이 확정된 시점이었고, 제 학위 연구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생각하여, 고민없이 대회에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K-FLEX를 연구하던 5명의 팀원들과 밤낮없이 준비를 했었습니다. 1차적으로 서류를 통과한 9개의 팀들이 현장에서 시연을 했었고, 운이 좋게도, 저희 로봇이 Best Application Award와 Overall Winner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현장에서 저희 로봇이 가장 잘 동작했고, 권동수 교수님께서 프리젠테이션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이 기술을 바탕으로 카이스트 권동수 교수님을 중심으로 2018년에 이지엔도서지컬(EasyEndo Surgical Inc.)이라는 수술로봇 회사를 창업하신 경험과 창업 당시의 에피소드, 미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대회 수상 직후에, 권동수 교수님께 전화로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렸는데, 교수님께서 “우리 이 기술 썩히면 안될 것 같다. 꼭 창업해서 상용화해보자” 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석, 박사 과정에서 지도 교수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paper로만 남는 연구를 하지 말고, 실제로 필요한 기술을 연구해보자”입니다. 지도 교수님께서 오래 전부터 창업을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셨는데, 2018년의 다양한 수상을 통해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게 되면서, 창업 시점을 결정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창업에 뜻을 모았던 학생들이 8명이 더 있었는데, 모두들 연구실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내던 친구들이었습니다. 권동수 교수님이 항상 새롭고 도전적인 일들을 주셔서 연구실이 다이나믹 했었는데, 이러한 환경에서도 연구를 즐기면서 함께 마음이 맞았던 친구들이었습니다. 창업한 회사가 연구실에서의 비젼과 크게 다르지 않아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조금 더 수학하고 싶은 마음에 저는 UC Berkeley로 연수를 갔지만, 창업 회사에 있었던 1년은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DGIST에서도 그 때의 동료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지엔도서지컬은 현재 ㈜로엔서지컬로 사명을 바꾸었습니다. 로엔서지컬은 27년간의 수술로봇 분야에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회사입니다. KAIST 박사학위 소지자만 8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창업 4년만에 첫 번째 로봇의 상용화에 성공한 큰 잠재력을 가진 회사입니다. 저는 회사의 비전과 구성원들이 성패를 중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유연 수술로봇 기술이 상용화되면 몸이 불편한 많은 사람이 널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로엔서지컬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역량을 가진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로엔서지컬 홈페이지: https://www.roensurgical.com)


5. DGIST에서 현재 후배를 양성 중이신데, 현재도 수술로봇을 많이 연구하고 계신다면, 현재 관심을 가지고 계시거나 새롭게 진행 중인 연구들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현재 SurGLab에서 진행중인 수술로봇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유연한 연속체 작동기(flexible continuum manipulator)의 설계와 제어 입니다. 유연한 수술로봇에서 연속체 작동기는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연속체가 가지는 잉여 자유도(redundancy)로 인해서 작동기에 처짐(deflection)과 왜곡(distortion)이 발생하고, 이는 위치 오차와 페이로드 성능을 떨어뜨립니다. 저희는 로봇이 유연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와 모델링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는 시각적 추적 제어 입니다. 다빈치 로봇이 정확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의사가 시각적으로 이것을 인지하며 실시간으로 보정하며 조종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visual servoing 제어 기술이 정확도가 필연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는 cable-driven manipulator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딥러닝 기반의 새로운 시각적 추적 제어구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수술 자동화 입니다. 봉합, 조직 견인(traction), 절제 등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수술 하부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면, 의사들의 피로도를 덜 수 있고 더 필요한 작업에 집중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로봇 수술에서 의사들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 자동화, 반자동화, 협업제어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술 task 자동화 영상




6. 현재 운영 중인 DGIST SurGLab (Surgical Robotics and Robotic Manipulation Lab)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저희 SurGLab은 앞서 설명한 연구분야에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모든 연구자들을 환영합니다. 아직까지는 8명 정도로 소규모의 랩이다 보니, 현재는 포닥 보다는 석사 또는 박사(통합) 과정 연구원만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추구합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로봇을 좋아하는 연구자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view/surglab)

7. 많은 분들과 같이 연구를 진행해 오셨는데, 그 동안 영향을 받은 연구자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연구자 분들의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석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인 권동수 교수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의족을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와 같은 사람을 편리하게 해주는 연구도 좋지만,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기술들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KAIST에서는 의족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이 없어, 가장 가까운 분야인 메디컬 로봇을 연구하시는 권동수 교수님 연구실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진학을 하고나서 보니, 운이 좋게도, 권동수 교수님의 연구 철학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아주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도 교수님과는 현재까지 약 14년간 함께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추구하는 방향의 길을 먼저 걸어가고 있는 롤모델로서 지도교수님이 항상 저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8. 연구 활동하면서 평소 느끼신 점, 자부심, 보람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저는 프로그래밍과 엔지니어링을 좋아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직접 로봇을 만들고, 로봇이 생각하는 대로 잘 움직일 때 가장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동작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습니다. 실패를 겪을 때마다 좌절을 하게 되는데, 끈기를 가지고 시도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한번에 되는 것 보다는, 어려운 것에 도전하여 여러 번 실패하여 얻은 결실이 보람이 큰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제가 만든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되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면, 그것이 최고의 보람이자 제 연구의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9. 이 분야로 진학(사업)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많은 조언들이 있지만,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본인이 좋아하고 재미를 느끼는 분야로 진학하라는 것입니다. 저에게 진로 상담으로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생각이 복잡합니다. 본인의 적성, 미래 전망, 취업 가능성, 지도교수님의 성향, 다양한 진로 경로, 연구의 성격 등등 생각하다보면 무수히 많은 판단 요소들이 있고,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결정이다 보니, 이것을 종합적으로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 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만 생각해서 판단하는 것이 후회없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연구는 오랜 기간동안 수행해야 하는 습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업무활동에 “재미”가 없다면 쉽게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실패하고 좌절하는 과정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수술 로봇은 로보틱스와 같이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지식의 양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부학이나 내시경 술기, 외과 술기 등의 의료 지식들을 습득해야 하며, 실제로 의사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할 수 있어야 현장에 적용 가능한 제대로 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지식을 습득해야하는 분야이다보니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메릭 또는 다른 연구자들, 후배들에게)

메릭은 다양한 연구자들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소통의 장인 것 같습니다. 제 이야기를 소개할 기회를 주신 메릭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황민호 교수의 최근(대표) 논문들

- "Strong Continuum Manipulator for Flexible Endoscopic Surgery,"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Vol. 24, No. 5, pp. 2193-2203, Oct. 2019

- "K-FLEX: A flexible robotic platform for scar-free endoscopic surgery," The International Journal

- "Automating Surgical Peg Transfer: Calibration with Deep Learning Can Exceed Speed, Accuracy, and Consistency of Humans," IEEE Transactions on Automation Science and Engineering (T-ASE), Vol. 20, No. 2, April 2023

- "Efficiently Calibrating Cable-Driven Surgical Robots With RGBD Sensing, Temporal Windowing, and Linear and Recurrent Neural Network Compensation,"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 Vol. 5, No. 4, pp. 5937-5944, Oct. 2020 of Medical Robotics and Computer Assisted Surgery, Vol. 16, No. 2, April 2020

- "Evaluation of a robotic arm assisted endoscope to facilitate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with video)," Gastrointestinal Endoscopy, Vol. 91, No. 3, Marc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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