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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열전달 냉각기술 및 열메타물질: 미래 국방 및 에너지 열/유체 시스템 연구
이남규(Lee, NamKyu)(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조교수) / nk.lee at yonsei.ac.kr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열전달 및 열설계 연구실 이남규교수입니다. 저의 연구 분야는 차세대 국방 및 에너지 기기의 극한 열조건에 대응하기 위한 극한 냉각 기술 개발과 요소 냉각 기술들을 기반으로 시스템 열/유체 설계를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부 연구 분야는 스케일과 유동의 속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스케일로는 나노/마이크로 구조물(~10 μm)을 통한 비등열전달 성능 향상 연구부터 가스터빈 블레이드(~1 m)에서 발생하는 열전달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유동의 속도로는 열영동 현상(~10 nm/s)부터 공력 가열이 발생하는 초음속 영역(~100 m/s)까지 다양한 범위에 대해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응용 분야로는 국방 분야와 에너지기기를 예로 들 수 있으며, 국방 분야의 경우 전투기, 탱크, 보병 등에 사용되는 스텔스 물질 또는 초음속 유동장이 발생하는 극초음속 비행체, 미사일, 로켓 엔진과 같은 부분에서의 열전달 특성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기존 화석 연료 시스템의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한 열설계 기법 적용과 미래 에너지 시스템인 핵융합로, CCS, 열영동 에너지 저장 장치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 열 메타물질을 사용한 IR 스텔스 및 카모플라주 연구에서 어떤 특이한 특성이 열 전달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나요?

- 스텔스는 아군의 신호를 주변의 신호와 동일하게 하거나 숨김으로써 위협체로부터 아군의 생존성을 올려주는 기술을 통칭합니다. 스텔스 기술은 투명 망토, 카모플라쥬와 같이 다른 용어로 변경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는 파장대역은 레이더파, 적외선 대역이 주로 사용되며, 이외에 음파, 가시광선, 자외선 등 파장으로 추적 가능한 거의 모든 대역에 스텔스 기술이 적용됩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적외선 스텔스가 중요해지는데, 예를 들어 레이더파의 경우 탐지체가 피탐지체를 추적하기 위해서 특정한 신호를 발사하여 반향되는 신호를 탐지하여 타겟을 추적하기 때문에 피탐지체가 신호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게 된다면 미리 인지하고 회피기동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적외선의 경우 온도가 0 K 이상인 물질에서는 무조건 방사되는 에너지를 탐지체가 탐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탐지체가 접근하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불가합니다. 이로 인해 실제 1990년대 이후 격추된 전투기의 60%이상이 적외선 추적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를 통해 적외선 스텔스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적외선 스텔스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적외선 센서의 작동 영역대를 알아야 합니다. 복사 열전달 시간에 Stefan-Boltzmann’s law에서 알 수 있듯이 적외선을 방사하는 온도대역에 따라 최대 방사 에너지가 바뀌게 되고, 그림2에서 볼 수 있듯이 전투기의 엔진파트와 같은 고온부에서는 3~5 μm 대역에서, 이외 표면에서는 9~12μm 대역에서 최대 방사에너지가 나옵니다. 따라서 신호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고온부와 저온부에 맞도록 해당 파장대역의 방사 에너지를 각각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적외선 대기 투과창에 대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대기 중에는 수 많은 분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분자들로 인해 특정 대역들의 적외선 에너지만 투과가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표면의 온도 범위 내에서 적외선 에너지는 3~12 μm 대역에서 주로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고, 5-8 μm에서는 물 분자로 인해서 흡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적외선 센서에 신호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적외선 센서는 3-5, 8-12 μm대역에서만 작동하게 되고, 5-8 μm 대역은 탐지 불가한 영역이 됩니다. 이 특정 대역을 적외선 대기 투과창이라고 합니다.

- 복사 열전달에서 외부로 diffuse 하게 방사되는 특성을 갖는다고 가정하면 방사에너지 수식은 다음의 수식으로 E = εσAT4 서술됩니다. 해당 수식은 방사율(ε), Stefan-Boltzmann constant(σ), 면적(A), 온도(T)로 구성됩니다. 스텔스 기술은 표면에서 방사에너지를 낮추는 기술이므로 방사 에너지를 낮추기 위해서는 온도를 낮추거나, 방사율을 낮춰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온도의 경우 추가적인 기계/전자 장치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외선 스텔스 연구를 위해서 방사율을 조절하는 것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열전달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적외선 방사에너지를 낮추려고 한다면 금속을 이용해서 표면을 덮게 되면 방사율이 낮아 3~12 μm 모든 대역에서 방사에너지를 낮출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열전달 현상을 이해해보면 방사되는 에너지를 낮추게 되면 그만큼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서 온도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우 내부의 전자 장비나 레이더의 성능이 크지 않아 온도가 일부 상승하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최신예 무기들의 경우 1~2℃의 온도 변화만으로도 전자 기기의 성능이 변화하기 때문에 열시스템 설계의 입장에서 방사에너지를 일정하게 맞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열메타물질을 통해 3-5, 8-12 μm 대역에서의 방사에너지는 낮추고, 낮춰진 방사에너지를 적외선 센서에서 탐지하지 못하는 5-8 μm대역으로 방출하게 된다면 앞서 언급한 낮아진 방사에너지를 일부 보완하고, 적외선 스텔스 성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3. 다양한 논문에서 다루는 극한 열전달 및 메타물질 연구는 어떤 기술적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 차세대 국방 기술 및 에너지 기술에서 지금까지 연구된 내용들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앞선 인터뷰 질문의 연결된 답변으로 차세대 국방기술에 극한 열전달 및 메타물질 연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국방 연구 분야는 1) 초고속성, 2) 은밀성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연구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1) 첨단 항공 엔진 개발, 2) 스텔스 기술을 모두 연구해야합니다. 초고속성과 은밀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엔진의 성능을 내기 위한 고온의 냉각 기술이 필수적이고, 더 높은 속도로 인해 발생되는 공력 가열에 의한 신호들을 저감하기 위한 적외선 스텔스 기술들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연구된 열전달 및 열/유체 관련 연구 내용들은 미래 국내의 독자적인 스텔스 및 엔진 기술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또한, 극한 열전달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 기술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최종 에너지 기술이 어디로 수렴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술 중 하나가 핵융합로를 활용한 인공태양 기술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연구자는 없습니다. 문제는 지상에서 인공태양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1) 초고온의 에너지를 버틸 수 있는 냉각 기술과 2) 초전도체를 활용한 초전도 자석을 구현하기 위해 초저온 및 열차폐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극한 열전달은 초고온의 냉각 기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극한 조건에서 열차폐 기술을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논문에서 다루었던 극한 열전달 구현 및 제어 기술이 미래 에너지 기술에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극한 열전달 기술과 에너지 시스템 설계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 극한 열전달 기술은 상변화 열전달을 의미하며, 기존 단상 열전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열전달 계수보다 최소 2배 최대 10배 이상의 열전달 계수를 얻기 위해 연구하는 냉각 기술을 의미합니다. 에너지 시스템의 경우 에너지 효율식에서 이해할 수 있듯이 최대 작동 온도가 높아지면 최대 효율이 증가하게 됩니다. 효율의 증가는 동일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연료의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지구상에 있는 화석연료 기반의 모든 에너지 변환 시스템을 한번에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설비들을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을 성숙시킬 때까지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연구들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연구 중 하나가 극한 열전달 기술을 활용한 기존 에너지 시스템의 작동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이며, 이를 극한 열전달 지식을 기반으로 극한 냉각 기술을 구현하여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극한 열전달 기술은 크게 풀비등 열전달과 강제대류 비등열전달로 구분이 되며, 상변화에 따른 물리적인 변화에 관점을 두고 연구하는 그룹은 풀비등 열전달을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열전달 시스템을 연구하는 그룹은 강제대류 열전달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 나노-마이크로 기술에 의해 풀비등 및 강제 대류 비등 열전달의 성능이 2배 이상 증가한 이후로 나노-마이크로 구조물이 없이 최대 열전달 계수를 도달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표면 젖음성을 설계하거나, 기포의 거동을 고려하여 외부 가진을 해주는 방식으로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열전달 계수의 상승이 결국 에너지 시스템 효율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5. 열 설계가 깨끗한 에너지 응용 분야에서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나요? 에너지 위기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나요?

- 열설계란 기존 시스템의 내/외부 열/유체 특성을 파악하고,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파악하여 개선하는 연구를 통해 시스템의 전반적인 효율 향상 및 비용 절감을 야기하는 시스템 디자인을 통칭하여 열설계라고 합니다. 이러한 열설계 기법을 활용하여 에너지 응용 분야에 적용하여 디자인 개선을 진행하고 있으며 응용 분야는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 첫 번째로는 그림 6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발전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설비들에 대한 열설계를 통해 개선하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의 발전소 설비에서 발생하는 열/유체 문제들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효율 향상 및 배출가스 오염 물질을 줄이는 연구들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 개발 도상국이고, 이들이 발전하는 방법으로 가장 빠른 방법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의 막대한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속적으로 화석 연료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화석 연료 기반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통해 기존의 연료 사용을 줄이고 오염 물질 배출을 감소시켜 지속가능한 수준의 시스템으로 발전 시키는 연구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열설계 기법을 활용하여 기존 설비들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 두 번째로는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 연구를 열설계를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핵융합로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기술들을 개발해야하고 그 사이 탄소 중립2050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중간 다리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발전 설비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존 설비로는 가스터빈이 존재합니다. 가스터빈의 경우 천연가스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연소기의 특성을 변경하게 된다면 최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소를 기반으로 터빈을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무탄소 가스터빈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 가스터빈 설비들을 무탄소 가스터빈 설비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연소기부터 터빈부까지의 기존 천연가스에서 수소로 연료를 바꾸면서 발생하는 열/유체 현상들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 및 기존 가스터빈 설비에서 발견되지 못한 열파손/열피로 등에 대한 연구들을 추가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으로 열설계를 활용하여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여러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6.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계시거나 새롭게 진행 중인 연구들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 현재 제가 관심을 가지고 새롭게 진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다기능 적외선 스텔스 물질과 요소 기술 변화에 따른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 열설계 연구입니다. 먼저, 다기능 적외선 스텔스 물질은 실제 적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스텔스 물질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스텔스 물질의 경우 마이크로-나노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전투기나 탱크와 같은 곳에 붙이려면 고내구성, 유연성, 기계가공성 등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동시에 고려되어 있어야 실제 적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 개발된 스텔스 물질의 경우 실리콘 기반의 가공이 어려운 물질로 구성이 되거나 외부 기계적 응력에 의해 쉽게 구조물이 손상되는 결과들이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물들의 실제 적용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제 양산 단계에서 다기능 적외선 스텔스 물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다음은 열/유체 요소 기술에 따라 변화하는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 열설계 연구입니다. 현재까지 국내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선배 열/유체 연구자들의 경우 냉각 요소 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거나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등 구분이 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유체 요소 기술과 시스템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작용 등을 고려한 시스템 및 요소 기술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열전달 및 열설계 연구실에는 냉각 요소 기술들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 베이스들이 확보되어 있는 상황이며, 이를 열/유체 시스템과 연계하여 열/유체 시스템의 공학적-경제적 분석을 동시에 진행하고자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7. 현재 운영 중인 연세대학교 Heat Transfer & Thermal Design Lab.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열전달 및 열설계 연구실은 위에 언급한 차세대 국방 및 에너지 열/유체 시스템에 대해서 극한 열전달 및 열설계의 관점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속 연구원은 학부 연구원 1명이 있으며, 2024년 1학기에 통합과정 1명, 석사과정 1명이 입학 예정이고, 추후 통합과정 2명 또는 통합과정 1명, 석사과정 1명을 추가로 모집할 예정입니다. 제가 희망하는 연구실의 학생은 본인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이 분야의 연구를 진행했을 때 여기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학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대학원 생활하면서 주변에 동료 연구원들이 다른 연구분야나 전공이 더 어울림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한 일에 대해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연구실로 올 학생들은 자신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힘들어하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지원하는 학생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8. 많은 분들과 같이 연구를 진행해 오셨는데, 그 동안 영향을 받은 연구자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연구자 분들의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학부때부터 대학원때까지 지도교수님이셨던 조형희 교수님께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통합과정을 진행하는 당시에는 교수님께서 하는 여러 가지 조언들, 중요한 말씀들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서 많이 힘들기도 했었고, 박사를 그만두고 연구실을 나가는 고민도 종종 했었습니다. 학위 과정을 마치고 독일로 박사후 과정을 가게 되면서 지난 통합 과정의 생활들에 대한 복기를 많이 했었는데, 그 곳에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조언하셨는지 들을 깨달았었습니다. 우선, 독일에서는 ‘Doctor Vater’라는 표현으로 지도 교수님을 표현합니다. 즉, 학문적으로 스승과 제자의 개념보다는 아버지와 아들같은 느낌으로 접근되는 말이었습니다. 따라서 학문적으로 자신과 가장 닮은 아들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독일에서 이해했습니다. 다음은 ‘항상 손해 보며 살아야 한다’라는 말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외국인 박사후 연구원이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모든 사항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 마다 당장 개인의 이익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가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을 진행하였었고, 이를 통해 3년 정도 지난 후에 팀에서 저에 대한 평가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원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었습니다. 연구에서도 혼자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게 되는데, 한 번 보고 다시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향후 5년, 10년이상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는 당장의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연구실을 운영하거나 제자들을 육성하는 부분에서도 위의 두 가지 부분을 기준으로 진행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율리히 연구소에 Wiegand 교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학문적으로, 연구적으로 조형희 교수님께 생활하는 것을 배웠다면, 연구자로서 어떻게 일상을 살아야 하는지를 Wiegand 교수에게서 배웠습니다. Wiegand 교수는 독일에서도 많지 않은 여성 과학자로 열영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분인데, 가정 생활과 연구 생활 두 부분에서 균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제자들을 지도하는데 있어 연구 그룹을 크게 가져가지 않고 자신이 직접 연구에 참여하여 공장처럼 연구실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인 전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위에 언급한 조형희 교수님께 배운 연구실 운영 방안에 Wiegand 교수의 운영 방안을 섞어서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9. 연구 활동하면서 평소 느끼신 점, 자부심, 보람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 연구하면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꼈던 부분은 독일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을 당시였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있었던 연구소는 제가 전공한 기계공학과 기반의 연구실이 아닌 물리학과 기반의 연구실이었고, 이로 인해 학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와 관점의 차이가 명료하여 처음에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독일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물리학과는 꿈을 꾸고, 기계공학과는 꿈을 실현한다.’라는 문장이었는데, 열영동 측정 장치와 관련하여 여러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 열/유체 현상에 대한 응용성이 부족하여 구현하지 못하고 있던 실정이었습니다. 제가 합류한 이후 학사/통합과정을 통해 축적한 열/유체 지식을 바탕으로 2가지의 열영동 측정 장치 구현에 성공하였으며, 이러한 연구 주제 성공들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10.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 열전달 및 열공학과 관련된 연구 분야는 기계공학에서 다루는 4대 역학 중 하나로 오랜 기간동안 해당 학문에 대한 이해 및 내용이 점차 증대해왔습니다. 만약에 열전달 및 열공학으로 연구 분야를 잡으시는 후배들이 계시다면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열전달 및 열공학 관련 연구들이 과거에 얼마나 많이 되어 있는지 탐구하셔야 합니다. 기계공학의 4대 역학 모두 이론적 배경은 1900년대 이전에 대부분 구축이 되었으며, 현재는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해당 역학들을 기반으로 적용하는 연구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열전달 및 열공학 분야에서도 나노스케일열전달 또는 복사 열전달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이론적 배경은 완성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해당 학문을 맨처음에 접하시고, 프로젝트나 본인의 연구 분야로서 주제를 잡게 될 때 과거에 얼마나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 졌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연구 리뷰들을 통해서 지금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 이후에 열전달 및 열공학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적용시켜 나가는지를 과거 문헌들을 통해 배우셔야 합니다.

두번째로 다양한 연구 분야를 접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박사를 하면서 다양한 연구 분야를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열전달 및 열공학을 하게 되더라도 제가 하는 응용 분야 이외에 다른 분야까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열전달 및 열공학의 경우 응용 분야마다의 열적 문제들은 다르지만 이를 기초 지식에 비추어 해결해보면, 유사성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제나 응용 분야들에 관심을 갖고, 학회나 워크샵 참석을 통해 본인의 지식의 지경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단순화시키는 연습을 많이 해보셨으면 합니다. 수치해석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기술이 진보하면서 열적 문제들을 단순화시키지 않고도 온도 분포 및 열흐름에 관한 연구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해석이나 딥러닝과 같은 도구에 의존하게 되면 열적 현상에 대해서 물리적으로 이해하는데 제한이 걸리고, 이로 인해 다른 응용 분야로 연구 분야가 바뀌게 되면 적용하기 어렵게 됩니다. 졸업하고 본인의 연구 주제와 연관된 산/학/연으로 진출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졸업주제와 연관이 없는 분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컴퓨터를 활용한 도구에 의존하기 보다는 문제의 단순화를 통해 접근해서 책에 나와있는 방법으로 문제를 보려고 노력하면 향후에 다른 분야의 문제를 볼 때도 그 연관성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1.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서 없이 작성된 글이지만 적외선 스텔스 또는 극한 열/유체 기술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메일이나 직접 방문해 주시면 제가 추가로 설명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남규 교수의 최근(대표)논문들

- Lee, N., Lim, J.-S., Nam, J., Bae, H. M., Cho, H. H.* (2023): Durable camouflage materials by polyimide nanofilm with thermal management. In: Applied Surface Science, 608, 155107

- Lee, N., Mohanakumar, S., Wiegand, S.* (2022): Thermophoretic microfluidic cells for evaluating Soret coefficient of colloidal particles. In: International Journal of Heat and Mass Transfer, 194, 123002

- Lee, N., Lim, J.-S., Chang, I., Bae, H. M., Nam, J., Cho, H. H.* (2022): Flexible Assembled Metamaterials for Infrared and Microwave Camouflage. In: Advanced Optical Materials, 2200448

- Lee, N., Kim, T., Lim, J.-S., Chang, I., Cho, H. H.* (2019): Metamaterial selective emitter for maximizing infrared camouflage performance with energy dissipation. In: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11(23), 21250-21257

- Lee, N., Lim, J.-S., Ghidersa, B. E., Cho, H. H.* (2018): Nozzle-to-target distance effect on the cooling performances of a jet-impingement helium-cooled divertor. In: Fusion Engineering and Design, 136, 80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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