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이크로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
MERRIC인
조회수 3368 좋아요 4 댓글 0
원자력 안전안보 연계를 위한 원전 통합 관리 연구
임만성 교수(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 msyim at kaist.ac.kr

원자력 기술은 원자력, 기계, 전자, 전기, 재료, 화공, 물리, 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 기술일 뿐만 아니라 원전 사용을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적, 안보 등 국제적 이슈를 포함하는 다양한 정책적 이슈를 다루어야만 합니다.

이번 서면 인터뷰에서 만나 보실 임만성 교수(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핵 안보 및 핵 비확산, 원자력안전(중대사고 대응), 후행 핵 주기, 핵폐기물 관리 분야의 연구 등 활발히 연구 수행하고 있으며 2014년 KAIST 핵비확산교육연구센터(NEREC)를 설립하고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국내 및 세계의 우수 대학의 원자력 공학도 및 사회 과학도들을 KAIST에 유치해 원자력 기술의 평화적이고 책임감 있는 이용을 위한 핵 정책 연구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연구 활동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현재 교수님께서 하고 계시는 주요 연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하는 연구는 기본적으로 원자력 기술의 안전하고 책임감 있고 지속가능한 사용을 위한 연구입니다. 원자력 안전, 핵페기물 관리, 핵비확산 및 핵안보 및 원자력 정책 분야 내용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해당 분야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또는 새로운 중요한 문제를 풀어서 분야가 다음 단계로 진보하는 것을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연구에는 주로 시스템 분석을 위한 전산 모델링, 통계적 분석, 머신 러닝. 실험적 분석, 정책적 분석등의 방법론들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면 최악의 원전사고에 대비하여 사고시 환경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신기술 탐구, 원전의 안전과 안보를 동시에 개선하기 위한 원전 작업자의 직무적합도 평가, 인적 오류 저감 지원, 내부자 위협 탐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생체신호 기반 통합적 모니터링 기술 개발, 사용후핵연료처리를 위한 파이로프로세싱의 핵비확산성 증진을 위한 signature-based safeguards 방법론 개발, 사용후핵연료 내의 대표적 장수명 핵종이자 위해성이 높은 요오드 처분의 초장기적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고정화 물질 개발, 원자력이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국가 저탄소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기 위한 시스템 최적화 및 경제성 분석 연구, 북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기술적 정책적 방안 개발, 딥러닝 기법을 적용한 국가들의 핵무기개발 가능성 예측 방법론 개발 등이 있습니다.


2. 원자력 안전과 안보 및 핵비확산을 다학제적으로 연계하는 연구는 미비한 상황인데요. 원자력 안전 안보 핵비 확산 융합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단 제 연구실의 학생들은 석박사 연구를 통해 원자력 안전과 안보 및 핵비확산을 다학제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2014년에 설립한 핵비확산 교육연구 센터를 통하여 크게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국내 대학원생들을 위한 연구훈련 중심의 프로그램이고요, 다른 하나는 국내외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핵비확산 하계학교입니다.




먼저 NEREC 연구장학생프로그램은 국제관계나 국제정치 등의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국내 대학원생들에게 원자력 3S(Safety, Security, Safeguards)와 관련된 국내외 정책 현안들을 연구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매년 초 장학생으로 선발된 5~6명의 학생들은 이후 연말까지 약 9개월 동안 국내 최고의 핵정책 전문가와 원자력기술공학 전문가들로부터 일대일 연구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수행하고, 4~5회의 그룹워크숍을 통해 연구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검토를 받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원자력기술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관련된 정책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이 학생들이 원자력 기술과 정책에 대한 융합적인 지식을 토대로 국가의 원자력정책 발전에 기여하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동시에, 국제 원자력계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점증하는 시대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원자력 국익을 대변할 글로벌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2016년에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로 올해 7기 장학생들까지 3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수료자들 가운데에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정원, 외교부 산하 연구소 등에서 역량을 빛내고 있는 동문들이 있는가하면, 1/3 이상의 학생들은 국내외에서 관련 분야의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연구자이자 전문가로서의 길을 계속해서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NEREC International Summer Fellows Program(국제하계장학생프로그램)입니다. 국내외의 원자력공학 및 국제관계 전공생들이 원자력3S의 이론과 실재를 밀도있게 공부할 수 있는 단기 글로벌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서, 핵비확산교육연구센터(NEREC)는 설립 첫 해인 2014년도부터 올해까지 매년 여름 국내외 유수의 대학에서 학부, 대학원생들 30여 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하여 5주간 원자력과 핵비확산을 주제로 강의와 조별연구, 현장탐방 등 다양한 교육훈련 활동을 수행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원자력3S 분야의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요 원전수출 대상국의 원자력 정책과 핵비확산 역량개발을 지원하며 국제 원자력 안전과 핵비확산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 하겠습니다.





학생들은 총 20여 개 이상의 주제 강의에 참여해서 원자력기술과 에너지, 핵비확산의 이론부터 최신 정책 현안들까지 두루 배우게 됩니다.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요, 각 주제에 관해 국내외 최고의 교수님들을 강사로 모시는 것이 한 가지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선생님들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을 뿐 아니라 학생들은 조별로 최신 글로벌 원자력3S 현안에 관해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원자력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야기될 수 있는 핵비확산 현안들을 여러 관점에서 복합적으로 검토해보고 창의적인 정책 대안을 스스로 찾아보는 훈련인데요, 문화적, 학문적 배경이 다른 학생들을 한 팀으로 구성해 연구과정에서 팀원들 간에 시너지가 창출되도록 합니다.





각 팀에게는 연구성과를 연구포스터로 제작하여 국제핵비확산학회에서 발표할 기회가 주어지고, 최종 연구성과는 영문 논문으로 작성되어 국내외 관계 전문가들에게 배포됩니다. 학생들로서는 현장에서 일하고 연구하는 선배 전문가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는 것이죠.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 여름 9기 프로그램까지 총 232명의 학생들이 전 세계 47개 국가로부터 참여한 바 있는데요, NEREC은 이 돈독한 관계들이 향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지속적으로 견인해 나갈 든든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발전해가리라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미래 원자력수출을 지원할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에 NEREC은 이 학생들이 각 국가를 대표하는 원자력3S 전문가로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며 지원해나가려 합니다.


3. 해외 다른 나라들은 안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핵비확산(Safety, Security, Safeguards, 이하 3S)를 아우르는 원자력 3S 융합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교수님께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은 나라가 있는지요?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미국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합니다. 러시아도 최근 이어진 해외 원전 수주의 성공에 발맞추어 MEPHI (Moscow Engineering and Physics Institute)를 개편하여 원자력 교육과 핵안보 핵비확산 교육의 역량을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일본도 동경공업대에서 원자력 규제 인적 자원 개발을 위한 3S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꾸준히 관련분야의 인재를 길러내고 있습니다.

이중 전 세계 핵비확산체제의 질서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되겠습니다. 미국의 경우 원자력3S 관련 연구와 교육활동이 정부 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 에너지부 산하의 여러 국립연구소들은 핵비확산 세부 분야에서 각기 고유한 임무를 가지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는 안전조치 이행기술, IAEA 안전조치,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는 국제안보와 핵비확산, 아르곤국립연구소는 핵주기기술과 설계, 연구로 고농축우라늄 연료전환 프로그램 등의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합니다.

정부 산하 연구소들의 이러한 활발한 핵비확산 관련 연구경향은 자연스럽게 대학 교육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 대학의 원자력공학과들은 다양한 핵비확산 관련 기술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학들은 텍사스에이엔엠대, MIT, 미시건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테네시공대, 버클리대, 조지아공대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하버드대학과 스텐포드 대학은 학내 정책대학원 내에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원자력 및 핵비확산 분야의 다양한 교육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버드대는 케네디정책대학원 내에 벨퍼과학국제관계센터(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를 설립하고 산하에 다양한 교육연구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Managing the Atom Project(이하 MTA)는 핵무기와 원자력에너지, 핵비확산과 군축 분야의 최신 글로벌 현안들을 정책적으로 연구하여 세계 핵비확산체제의 유지와 발전에 필요한 지적 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분야는 △핵 빛 방사능 테러 위협 감소, △핵무기 확산 저지, △기존 핵물질 제고 위험 감소, △안전하고 평화로운 원자력에너지 이용의 장애물 축소 등이다. 이 프로젝트는 박사과정생 및 박사후 연구생, 기타 관련 현안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하여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세미나와 워크숍, 국제회의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그들의 연구활동을 증진하도록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현재 143명의 MTA 동문들이 세계 각국에서 핵비확산 관련 정책결정과 교육, 연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4. UAE 원자력 시설의 핵안보를 위한 정보 보안 기반 생체신호 응용 내부자 탐지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취약한 안보 환경에 노출된 지역에서 원전을 운영할 경우 악의적 의도를 갖고 시설에 해를 끼치고자 하는 내부자 위협을 사전에 탐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주목하고 이미 아는 정보를 모르는 척 하는 내부자의 특성을 인체 생체 신호 (주로 뇌파)를 측정하여 탐지하고자 하는 연구입니다.

이때 연구에 사용되는 정보는 사람의 얼굴, 숫자, 단어 등이며 기존의 아는 정보를 보았을 때 발생하는 뇌파와 아는 정보를 보고 모르는 척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비교하면서 이를 머신 러닝 기반 분류 기법을 활용하여 내부자를 탐지하고자 합니다. 측정된 뇌파들은 관심 영역 시간대별로 추출되고 실험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의 artifact (예, 실험자의 움직임에 의한 노이즈)를 제거한 뒤 데이터 분석에 사용됩니다. 사용되는 뇌파는 N170, N250, P300등과 같은 event related potential들이고 이를 측정하기 위해 모자 또는 헬멧을 통해 쉽게 착용이 가능한 모바일 장비를 사용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또한 인적 오류 탐지 또는 정신 건강 모니터링에도 사용될 수 있어서 원전 작업자의 직무적합도 평가 또는 인적오류 저감을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이때 심박 변이도나 안구 움직임과 같은 생체신호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5. 원자력 시설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제시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원자력 에너지 안전성에 대한 문제점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요.

원전의 안전성은 기본적으로 발생된 열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원자로 핵연료의 온도를 적정 상태로 유지하면 보장됩니다. 원전의 모든 설계는 이를 위해 이루어져 있고 이상 상황이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난 1979년 미국의 Three Mile Island (TMI) 사고, 1986년 구 소련 체르노빌 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형 사고를 통해 얻어진 경험들은 시스템의 설계와 운영을 개선하는데 반영되면서 원전 안전성을 개선하는 귀중한 교훈들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사고에서 드러난 주요한 사고의 원인은 인적 오류 또는 안전 문화 부재였습니다. 따라서 원전 안전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운전원들의 숙련도를 계속 제고하고 직무 적합도 평가에 따라 운전원들을 현장에 배치하고 운전원들과 원전 조직 내의 안전 문화를 계속 증진하고 공고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도 봅니다.

여기서 안전 문화란 원전의 안전성이 원전 운영에서 가장 중요함을 믿고 그러한 가치에 따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관련하여 민간 항공 산업의 경우 항공산업의 초기에는 비행기 사고가 실제로 자주 일어 났으나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기술개선과 안전 문화 확립을 위해 노력한 결과 민간 항공기의 안전성은 매우 좋아졌고 오늘날 비행기 사고가 두려워서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원자력계가 잘 활용하면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점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6. 현재 한국의 핵폐기물 처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며 미래 한국의 핵 폐기물 문제 해결이 궁극적으로 되는지 교수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핵페기물은 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됩니다. 연구소, 병원, 대학에서도 일부 방사성물질 사용에 따라 핵폐기물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폐기물은 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 폐기물로 나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중저준위 폐기물은 안정화 또는 고형화 과정을 거쳐 201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서 영구처분되고 있습니다.

고준위 폐기물은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의미하는데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핵분열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나온 핵연료를 의미합니다. 일부 외국 (예, 프랑스, 영국, 러시아)의 경우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공정을 수행하여 사용후핵연료에 남아 있는 핵분열물질인 플루토늄을 원자로에서 재사용하기도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미국 및 대다수의 국가들은 사용후핵연료를 폐기물로 처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경수로의 경우 모두 원전 내 저장 수조에서 습식으로 저장되고 있습니다. 중수로의 경우 습식 저장 후 건식저장 시설로 옮겨져서 관리됩니다. 현재 원전 내의 저장되는 사용후핵연료의 저장량이 습식 저장 용량에 근접하면서 경수로의 경우도 건식저장 시설의 건설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과거 우리나라 정부는 2015년 고준위폐기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영구처분시설 건설계획을 심의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 기본계획에 의하면 12년동안 처분시설용 부지를 선정하고 그후 14년 동안 지하연구시설을 건설, 실증연구한 후 10년간 처분장을 건설하여 2053년부터 영구처분시설을 운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경수로는 핵연료 다발 당 3억 2천만원, 중수로는 다발당 1300만원을 사용후핵연료관리부담금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기금에 적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전반적으로 다시 재검토 되고 있는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핀란드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을 건설 중이며 2024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이 처분시설은 처분장 폐쇄후 1만년간 연간 0.1 mSv의 피폭선량 규제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스웨덴은 선정된 부지의 안전성 평가를 통해 10만년 동안 연간 0.2 mSv의 피폭선량 규제기준이 만족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올해 1월에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의 건설을 승인하고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뒤이어 스위스와 프랑스도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건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들의 예는 핵폐기물 문제가 안전성을 담보하며 해결될 수 있음 보여줍니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의 직접 처분이외에도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해 처리하여 일부 핵분열물질을 재사용하고 나머지를 영구처분하는 방안을 한미 공동연구를 통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7. 원자력의 위험성은 우린 이미 알고 있는데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현실적 원전의 위험성은 무엇인가요?

이미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숙련된 운전원이 안전 문화를 준수하면서 운영하면 원전은 안전성이 보장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이 대형 자연 재해로 인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대비로 후쿠시마 사고 후속조치로 이루어진 설비 개선 사항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국내의 경우 지진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대한민국의 지질적 특성 상 그리고 원전의 내진 설계특성 상 지진으로 인해 국내 원전이 위험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만일 안전 문화가 부재하고 인적오류가 만연한 상태가 존재한다면 사고의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원전의 위험성은 대중의 원전에 대한 심리적 불안과 이에 따른 사회적 두려움에 기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TMI사고의 경우 원자로 내부의 핵연료가 절반 이상 녹는 대형 사고였지만 실제로 외부 환경으로 누출된 방사능은 원전 내부의 방사능량의 5%에 해당하는 불활성 기체들이 대부분이었고 요오드와 같은 핵분열 생성물의 경우 원전 내부의 방사능량의 0.0001%의 누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사능 누출에 의한 피폭선량은 평균 0.1 mSv (10 mrem)로 당시 x-ray 촬영이 받는 방사 선량과 동일했습니다. 그런데도 인근 스리마일 원전 주변의 주민들은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고 평균 160km에 달하는 대이동을 시도했습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부분의 방사능은 원전의 격납건물 내에 갇혀 있을 것인데 주민들이 공포에 사로잡힌다면 너도 나도 이동을 시도할 것이고 이는 극심한 교통 체증, 사고 발생 및 대규모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8. 최근 기사 내용을 보면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기업들의 원자력 산업 경쟁력이 후퇴했다고 진단하셨는데요. 어떤 근거로 말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외국에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를 보는 시각이 그렇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우디나 UAE와 같은 나라들이 한국과 원전 건설을 추진 (또는 후속기 추가 건설)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지난 5년간 나타났었습니다. 특별히 우리나라 원전 산업계의 supply chain에 많은 기업이 연계되어 있는데 지난 5년간 도산한 업체는 거의 없지만 많은 원자력 관련 업체가 생존을 위해 생산 라인을 다른 업종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이런 업체들이 원자력 부품 생산으로 회귀하면서 국가 supply chain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다행이 최근 동구권으로의 원전 수출 가능성이 열리면서 이런 회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9. 탈원전 시대를 두고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있으며, 전력 공급 대란이 일어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로 원전 에너지를 대체 가능한가요?

질문의 대한 답은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유럽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로 원전 에너지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에너지 생산의 간헐성을 누군가가 뒷받침해주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유럽의 국가들은 이러한 간헐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생산의 변동성을 이웃 나라와 전기를 주고 받으면서 해결합니다. 특별히 프랑스에서 원전을 통해 대규모로 생산하는 전력이 유럽 전력망의 이러한 변동성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력망이 고립된 섬입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이 전기를 생산하다가 태양이 사라져서 전기 생산이 중단되면 다른 전원이 급격하게 기동되어 전력망의 전기 수요를 계속 충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태양광 생산의 중단이 대규모로 갑자기 이루어지면 전력망에 큰 충격을 주고 이것이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에너지 저장 장치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으나 국가 차원 규모의 전력 수요를 담당하기에 현재 에너지 저장 장치에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의 용량이 작고 너무 고비용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기술 상태에서는 에너지 저장 장치가 없는 에너지 전환은 기술적으로 불가하고 에너지 저장장치를 사용하는 에너지 전환은 경제적으로 불가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저탄소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10. 원전 에너지에 대한 경제성, 안정성, 환경성을 모두 만족하는 에너지원은 아직 없습니다. 현재의 3대 에너지 기술인 가스발전, 재생에너지, 원자력에 대해 세계적인 연구 경향에 뒤처지지 않도록 기술개발 해야 될 것 같은데요. 현재 국내외 상황을 비교해주신다면?

말씀하신 대로 완벽한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에너지원들을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모두 중요한 저탄소에너지원입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아직도 전기 생산단가가 다른 전원에 비해 높아 전기 생산 효율이 더 개선되어야 하고 사용에 따른 전기 생산의 간헐성 보완을 위한 에너지 저장 장치 기술이 저장 용량, 비용, 안전성 면에서 더욱 개선되어야 합니다.

원자력은 4세대 원전 및 SMR개발과 함께 원자로 노심 용용 사고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안전설계의 혁신적 개선과 더불어 기존 원전에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안전성을 증진하는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추가적인 경제성 개선의 노력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스발전의 경우 탄소 및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성 개선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격의 변동으로 인한 가스 발전의 에너지 안보에의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의 목표를 위해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상생적 활용을 극대화 해야 할 것입니다.


11. 전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자료(SMR)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화석연료의 대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SMR 주가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과연 SMR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SMR은 소규모 발전원이면서 원전 외부로의 방사성 물질 누출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정도로 안전성이 매우 좋고 건설 기간이 짧아 재정 비용에 따른 리스크가 적으며 국가 전력망 특성이나 에너지 수요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기의 발전소 규모가 국가 전력망 크기의 10%를 넘으면 전력망 운용에 부담이 되기에 전력망 규모가 작은 많은 나라들이 대형 원전을 도입할 수 없는 형편이었으나 SMR은 이런 나라들이 원전 도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또한 기존 원전 사용국에서도 작은 규모의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하여 탄소중립을 지향하는데 SMR이 유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SMR은 규모의 경제 면에서 대형 원전 대비 전기 생산단가가 높고 여러 제안된 SMR들의 설계에 대한 규제 기준들도 정립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원자력 기술은 매우 특별한 기술이기에 이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부지 조건과 고도로 숙련된 인력과 특별한 기술 능력 및 규제 체계가 필요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선진국 이외의 국가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대한민국과 같이 성공한 예도 분명히 있지요. 더불어 원자력 기술은 내재된 이중성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SMR로 대표되는 미래의 원자력 기술이 화석연료에 대한 대안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기에는 앞으로도 여러 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2. 이런 연구에 힘입어 앞으로 연구 계획 중인 연구나 또 다른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원자력 기술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고 책임감있게 사용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제 연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기술적인 것 뿐 아니라 정책적 연구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하고자 합니다. 앞서 언급한 원자력이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국가 저탄소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 SMR의 안전성과 핵안보와 안전조치를 통합하여 설계하는 것을 지원하는 연구, 미래 세계 원자력 기술 사용 확산이 핵확산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는 것 등이 특히 제가 계획 중인 연구들입니다.


13. 앞으로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후학(대학원생들)에게 이 분야의 연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신다면.

원자력은 특별한 기술이고 특별한 사람이 관리해야 합니다. 원자력의 미래는 기술의 수월성 유지 뿐만 아니라 대중과의 교감 및 공감대 형성을 통해서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공부하고 연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Socially responsible nuclear engineer로서의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Nuclear Security
  • Nuclear Safety (Severe Accident Response)
  • Post-nuclear cycle/nuclear waste management
  • Radiation environmental risk assessment
  • The Scientific Program Committee Member
인쇄 Facebook Twitter 스크랩

  전체댓글 0

[로그인]

댓글 입력란
프로필 이미지
0/5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