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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소프트 엑소슈트 개발
이상준(Sangjun Lee)(Harvard University) / slee at seas.harvard.edu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하버드대학교 바이오디자인 연구실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소프트 엑소슈트 (soft exosuit, 이하 엑소슈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엑소슈트는 기존의 단단한 외골격 로봇들과는 달리 가볍고 유연한 옷감을 소재로 하여 착용자에게 과도한 하중을 부가하거나 자유도를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착용자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로봇입니다. 마블 캐릭터로 비유하면, 아이언맨이 입는 단단한 로봇 슈트 대신 블랙팬서나 스파이더맨이 입는 슈퍼 쫄쫄이 슈트(?)를 개발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엑소슈트에 대한 기술적으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이기욱 박사님(現 중앙대 조교수)의 메이트릭 인터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http://www.materic.or.kr/community/rising_mterview/content.asp?f_id=18)

[Video] 하버드 소프트 엑소슈트 소개 영상 (출처: Harvard University)
동영상: https://youtu.be/azSpdF8CGPw




2. 본인의 대표 논문 소개

1. Lee et al. Autonomous Multi-Joint Soft Exosuit with Augmentation-Power-Based Control Parameter Tuning Reduces Energy Cost of Loaded Walking. Journal of NeuroEngineering and Rehabilitation. 2018; 15: 66.

동영상: https://youtu.be/N28bttqLoZE (출처: Harvard University)


보도자료: https://wyss.harvard.edu/multi-joint-personalized-soft-exosuit-breaks-new-ground/
논문 링크: https://jneuroengrehab.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84-018-0410-y


2. Quinlivan & Lee (공동 1저자) et al. Assistance Magnitude Versus Metabolic Cost Reductions for a Tethered Multiarticular Soft Exosuit. Science Robotics. 2017; 2: eaah4416.

Science 자매지 Science Robotics 2017년 1월호 표지논문 선정


보도자료: https://wyss.harvard.edu/soft-exosuit-economies-understanding-the-costs-of-lightening-the-load/
논문 링크: http://robotics.sciencemag.org/content/2/2/eaah4416


3. Lee et al. Autonomous Multi-Joint Soft Exosuit for Assistance with Walking Overground. Proceedings in the 35th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ICRA). 2018.
논문 링크: https://ieeexplore.ieee.org/abstract/document/8460972


4. Lee et al. Controlling Negative and Positive Power at the Ankle with a Soft Exosuit. Proceedings in the 33rd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ICRA). 2016.
논문 링크: https://ieeexplore.ieee.org/abstract/document/7487531



3. 연구 중에 어떤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엑소슈트와 같이 사람과 로봇이 함께 움직이는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로봇 자체를 잘 설계하는 것 이상으로 인체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전의 많은 연구자들이 로봇공학의 관점에서만 생각해서 외골격 로봇을 제작해왔고, 이 때문에 공학적으로는 아주 잘 만들어진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함께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체 움직임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저희는 최초 구상 단계에서부터 만들고자 하는 대상(로봇)이 아닌, 로봇으로 돕고자 하는 사람의 운동을 먼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 개발을 시작하는 이른바 bio-inspired design approach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드리면, 위에 소개된 ICRA 2018 논문(링크: https://ieeexplore.ieee.org/abstract/document/8460972) 은 엑소슈트를 입고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매 순간 땅을 딛는 발의 각도에 따라 엑소슈트의 제어 알고리즘을 어떻게 조절해야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로봇 컨트롤러 개발에 앞서, 먼저 사람이 걷는 동안 앞꿈치나 뒷꿈치로 울퉁불퉁한 땅을 디딜 때 인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생체역학/생물학 연구를 먼저 진행했고, 이 논문을 로봇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실험 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 출판하였습니다. (링크: http://jeb.biologists.org/content/220/22/4169) 이후 이러한 인체의 자연적인 반응 방식을 엑소슈트에도 적용하여, 울퉁불퉁한 길에서 사람이 더 자연스럽게 느끼는 로봇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가 지금까지 개발에 참여했던 엑소슈트는 미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 군인들이 무거운 군장을 매고 행군할 때 신진대사 에너지 소비를 줄여주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도 일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엑소슈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산소탱크를 매고 화재현장에 뛰어들어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소방관들에게 엑소슈트 기술이 사용된다면, 소방관들과 화재 피해자들 모두의 인명을 구하는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노약자,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움직임을 도와주어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실제로 저희 연구실에서는 엑소슈트 기술을 다양한 장애군의 보조와 재활에 적용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특히 뇌졸중 환자를 위한 엑소슈트는 외골격 로봇 회사인 ReWalk Robotics와의 협력을 통해 이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Video] 군인을 위한 하버드 소프트 엑소슈트 (출처: U.S. Army Research Laboratory)
동영상: https://youtu.be/froV-ZOona0


[Video] 뇌졸중 환자를 위한 하버드 소프트 엑소슈트 (출처: Rolex Awards for Enterprise)
동영상: https://youtu.be/MaLK_lLRxuw



5.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 지도 교수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처음 로봇 연구를 접하게 된 것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바이오로보틱스 연구실(링크: http://biorobotics.snu.ac.kr)에서 학부논문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조규진 교수님, 그리고 당시 제 연구 사수셨던 박용재 박사님(現 강원대 조교수)의 지도를 받아 간단한 구조의 물고기 로봇 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학부생 수준에서 짧은 기간 동안 진행한 작은 프로젝트였지만, 실제 로봇의 구상에서부터 설계, 제작까지의 전체 과정을 경험해보면서 로봇 연구자로써의 꿈을 본격적으로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휴먼캐드연구실(링크: http://hccl.snu.ac.kr)에서 이건우 교수님의 지도하에 인체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운동생체역학 분야로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당시 연구실에 계시던 정문기 박사님(現 덴마크 AnyBody Technology Senior Engineer)과 김영훈 박사님(現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근골격계의 구조 및 거시적·미시적 관점에서 인체 운동을 해석하는 방법을 공부하였고, 산업용 외골격 로봇, 노약자용 보행 보조기구 등 다양한 기계들과 인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분석해보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석사 졸업 후 유학을 나오기 전까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바이오닉스연구단(링크: http://bionics.kist.re.kr)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이득희 박사님, 박세형 박사님, 그리고 당시 연구단 단장님이셨던 강성철 박사님의 지도하에 정맥주사 보조장치 등 다양한 의료기기 설계에 참여하였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실제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설계에는 어떤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유학 전까지 로봇공학, 생체역학, 의공학 등 다양한 연구를 경험해보았는데, 이것이 박사과정 동안 엑소슈트라는 매우 융합적인 분야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하버드 바이오디자인 연구실(링크: https://biodesign.seas.harvard.edu)은 Conor Walsh 교수님의 지도하에 포닥, 대학원생, 스태프 연구원을 합쳐 50명이 넘는 인원이 일하고 있는 아주 큰 연구실입니다. 엑소슈트 외에도, 인체운동 분석과 신소재 기술을 활용하여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 연구원들도 많아서 최근까지 이기욱 박사님(現 중앙대 조교수)과 김명희 박사님(現 University of Illinois, Chicago 조교수)께서 포닥으로 계셨고, 지금도 저를 포함해서 총 네 명의 한국인 대학원생들(배재현, 이상준, 김진수, 정진원)이 서로 다른 파트에서 엑소슈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6.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또는 유학 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엑소슈트를 포함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는 로봇공학 안에서도 떠오르고 있는 유망한 분야입니다. 연구원으로써 자신의 연구 결과가 실제 제품에 적용되어 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크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늦기 전에 꼭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에 진학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로봇공학 뿐만 아니라 생체역학, 의공학, 뇌과학 등 관련된 분야를 두루 접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매우 융합적인 분야인만큼 절대 혼자서 연구·개발의 A부터 Z까지를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방법을 익히고 다양한 협업 연구 경험을 쌓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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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
다양한 분야로 활용을 기대해 봅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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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4
저 또한 오래전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Biomechanical Engineering에 잠시 관심을 갖었었는데 당시의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흥미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 경험 및 최신 동향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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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7
웨어러블 로봇관련 국제표준화 회의 참여 및 인증을 대응하고 실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risk assessment를 수행하며 여러 현실적 괴리가 상존하는데, 많은 도움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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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로보틱스에 실용성을 더한 연구 개발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좋은 연구 꾸준히 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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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글을 보고 우리나라의 미래의 산업이 기대 됩니다. 꼭 제품화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연구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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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로봇시대가 멀지않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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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잘 보았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이런 기술이 군사 분야 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도 많은 도움이 되길 기원해 봅니다. 응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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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가끔 매체를 통해서 본 내용을 연구하는 한국분이 계셨네요. 재활이나 능력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 같아서 아주 유용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응원의 박수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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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사람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소프트 엑소슈트 개발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이 사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되는 콘텐트가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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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이런 기술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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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1
흥미로운 분야를 개척해가시는 모습이 멋집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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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0
운동중에 다리를 다쳐 재활중인데, 엑소슈트를 보게되어 반갑네요~ 근골격계 재활이나, 장애인, 등 활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거같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방향으로 발전되는 기초자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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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0
정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왔던 일들이 실제로 가능해지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세상이 머지않아 도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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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0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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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동영상 자료의 저분(군인)이 워낙 튼튼해 보여서 엑소슈트의 능력이 반감되어 보이는건 옥에 티같네요. 다음에는 좀 부실해 보이는 군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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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요ㅎㅎ 사실 두번째 영상에서 슈트를 입고 걷는 친구는 군인이 아니라 저희 연구실에서 같이 엑소슈트를 개발하고 있는 포닥 엔지니어 입니다ㅎㅎ 이 동영상에 나온 군용 엑소슈트의 주목적은 ??힘이 약한 사람을 강하게??가 아니라 ??원래도 충분히 강한 사람(군인)이지만, 움직임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동작을 도와줘서 대사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부러 fit이 좋은 모델을 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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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엑소 슈트는 로봇분야에서는 활용성이 좋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엑소소슈트의 개발의 최종목표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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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
소프트 엑소슈트는 사람과 로봇의 하중을 지지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엑소슈트로 원래 들지 못하던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게 된다던가, 전혀 걸을 수 없던 척수손상 환자 분들을 걷게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엑소슈트가 앞으로 아이언맨 등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보던 전통적인 미래 외골격 로봇의 모습으로는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대신 엑소슈트는 가볍고, 얇고, 입고 벗기 편하게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단가가 내려가면, 누구나 매일 옷을 입는 것처럼 편하게 엑소슈트를 입고, 평소에는 일반 옷과 똑같다가도 특정 상황에서 슈트가 움직임을 도와주고 부상을 방지하는 형태로 발전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십수년전에 성룡이 주연으로 나왔던 턱시도(The Tuxedo, 2002)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여기서 나온 최첨단 턱시도가 어쩌면 엑소슈트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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